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월 매출 7500만원·단골 1만명 동네빵집 비결

경기도 부천의 동네빵집 ‘프랑세즈과자점’의 김영완(49) 사장과 부인 서미라(51)씨. 바로 옆에 프랜차이즈 빵집 세 곳이 들어왔으나 정작 백기를 든 것은 프랜차이즈 쪽이었다. 김 사장은 그 비결을 “맛·정성·고객관리 같은 기본에 더 힘을 쏟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정권 기자]

엎어지면 코 닿을 50m 거리 안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3개. 그래도 이 동네빵집은 살아남았다. 견디다 못해 보따리를 싼 건 오히려 프랜차이즈 쪽이었다.

 경기도 부천 자유시장 인근의 동네빵집 ‘프랑세즈과자점’ 얘기다. 사장 김영완(49)씨는 1981년부터 빵을 만들었다. 부천에 자리 잡은 건 99년. 처음엔 근처에 경쟁 상대가 없었다. 그러다 2005년 바로 옆 건물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들어섰다.

하지만 상대는 2년을 버티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기웃거리던 고객들이 이내 프랑세즈로 되돌아왔다. 상대 빵집은 “재료를 본사에서 받아 천편일률적인 제품을 만드는 프랜차이즈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빵을 만드는 프랑세즈의 맛에 못 당하겠다”며 떠났다고 한다.

 2010년 진짜 위기가 닥쳤다. 프랑세즈 길 건너에 두 곳, 뒤에 한 곳, 모두 세 곳의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겼다. ‘포위당했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간 프랜차이즈 빵 맛이 좋아졌음인지, 이번엔 손님들 발길이 확 줄었다. 하루 200만원 정도이던 매출이 1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심할 때는 하루 50만~60만원 적자가 났다.

 “보통이라면 인건비와 재료비를 줄이려고 했겠지요. 하지만 그건 ‘빵쟁이’가 취할 자세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맛, 정성, 그리고 고객관리를 한층 철저히 하는 거지요.”

 적자를 내는 속에서도 6명 직원은 줄이지 않았다. “일손이 한 명만 줄어도 빵에 가는 손길과 정성이 함께 줄어 맛이 떨어지게 된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었다. 직원에게 넘겼던, 단팥 소 만드는 일은 다시 김 사장 자신이 맡았다. 프랑세즈의 대표 상품인 ‘단팥빵’을 무기 삼아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적자 와중에도 ‘그날 만든 빵은 그날 판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하루쯤 지나도 먹는 데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그렇다고 하루 지난 빵을 파는 건 ‘빵쟁이’로서 꼭 지키겠다고 마음먹은 약속을 깨는 일이었다.

 프랜차이즈 빵 맛을 보던 고객들이 결국에는 프랑세즈의 손을 들어준 것일까.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들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4일 프랑세즈과자점에서 만난 주부 신성희(38)씨는 “집에서 2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빵집은 이곳을 찾는다”며 “빵이 신선하고 재고를 팔지 않기 때문에 애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1년간의 싸움 끝에 결국 프랑세즈과자점 인근에 들어왔던 프랜차이즈 빵집 3곳이 모두 문을 닫았다. 지난해 초의 일이었다. 김 사장은 “현재 월 매출은 7500만원, 하루 평균 손님이 250명으로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기 전보다 사정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프랑세즈가 경쟁에서 이긴 데는 단골 고객들이 큰 힘이 됐다. 프랑세즈는 약 10년 전부터 회원제도를 운영했다. 회원카드를 만들어 구매한 빵값의 5%를 마일리지로 적립했고, 이따금씩 덤을 얹어줬다. 이렇게 해서 가입한 회원이 지금 1만4200명. 한 달에 한 번 이상 찾는 고정 고객만도 1000명을 넘는다. 부천뿐 아니라 서울·시흥·광명 등지에서 오는 단골도 있다.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에 밀려 고전하는 동네빵집 경영주들에게 이런 조언을 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종류와 개수를 늘리려 하지 마세요. ‘동네빵집’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빵 한두 가지에 특화하세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에 앞서 동네 터줏대감 빵집 노릇을 하면서 이웃들과 쌓은 정(情)을 더 도탑게 쌓아가는 겁니다.”

부천=이정권·김영민 기자

김영완 사장이 전하는 동네빵집 생존 팁

● 반죽 같은 반재료를 사오지 말라. 고유의 솜씨로 승부하라.

● 종업원을 보살펴라. 그들이 빵 맛을 좌우한다.

● 프랜차이즈가 흉내낼 수 없는 대표상품 하나를 만들어라.

● 단골이 생명이다. 프랜차이즈처럼 회원 관리를 하라.

● 신선도가 최고다. 오늘 만든 빵을 절대 내일 팔지 말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