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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수백명 보내도…北군인들 농장 '대탈출'

[자료 사진=농촌에 파견된 북한 군인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는 양강도 감자농장 사업이 최근 중대 난관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입됐던 군인들 1500여 명이 고향에 돌아간 뒤 1년이 넘도록 복귀하지 않기 때문이다.



8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김정일의 생전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양강도 백암군 감자농장사업이 다음달 파종을 앞두고 노동력 부족 위기를 겪고 있다. 백암군은 '감자 농사 밖에 할 게 없다'는 말이 돌 정도로 산간오지이다.



양강도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식량난이 절정에 달했던 1998년 '고난의 행군' 시기다. 김정일은 양강도 대홍단군을 방문해 "감자는 흰 쌀과 같다"는 말을 했다. 워낙 오지라 노동력이 부족한 탓에 당국은 제대를 앞둔 군인들을 이곳에 배치했다. 양강도 출신 탈북자들은 당시 4000~5000명이 이곳에 정착했다고 증언한다.



당국은 군인들을 달래기 위해 처녀 수백 명을 이주시켜 결혼식까지 올려줬다는 후문이다. 김정일이 "아들을 낳으면 '대홍', 딸을 낳으면 '홍단'으로 이름을 지으라"는 지시를 내려, 성은 다르지만 이름이 같은 아이들이 줄지어 태어났다고 한다.



이후 2009년 12월 백암군에 감자농장을 세우는 계획이 추진됐다. 김정일의 지시였지만 후계자 김정은의 제안도 작용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백암군 사전 답사를 마친 뒤 중앙당 간부들에게 "장군님께서 대홍단군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셨으니, 나는 백암군을 무릉도원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3000여 명의 제대 군인들이 이곳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번엔 도시 처녀와 결혼시키는 노동당의 배려는 없었다. '신세대' 군인들의 반응도 과거와 달랐다. 한 번 자리 잡으면 나오기 힘든 산간 오지에서 자식들에게 대물림되는 농장원의 삶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해 10월부터 이들에게 한 달간 고향 방문 휴가가 주어지자 많은 이들이 고향에 눌러 않으며 복귀한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1년 반이 지났지만 1500여명이 미복귀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에서 이렇게 집단적으로 국가 방침을 따르지 않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데일리NK는 전했다.



‘김정은 시대’가 시작된 지 100여 일이 지났지만 통치력이 아직 견고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유훈 통치'라는 미명 아래 과거 답습에만 머물러 있는 김정은의 구태와 달라진 주민 의식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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