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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앞뒤 바뀐 변액연금 부실 평가 논쟁

한애란
경제부문 기자
“믿을 보험사 없네요.” “지금이라도 해약해야 할까요.”



 지난 4일 금융소비자연맹의 변액연금보험 비교평가가 발표되자 많은 소비자가 허탈해했다. 변액연금보험 60개 중 54개 상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친다는 결과였다. 자료가 게재된 공정거래위원회 ‘스마트 컨슈머’ 사이트에 집계된 조회 건수는 8일까지 3만4000건에 육박했다. 생명보험사 콜센터엔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



 후폭풍이 거세자 업계가 반격에 나섰다. 생보협회는 6일 “금소연은 심각한 오류가 있는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했다”며 “고발조치 등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례적인 초강경 대응이다.



 금소연도 즉각 맞받아쳤다. “생보업계는 진실을 호도하지 말라”며 반박 자료를 냈다. “수익률 부진을 평가 잘못으로 호도하고 있다. 소도 웃을 일”이란 말도 했다.



 생보업계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변액연금보험은 줄 세우기식 평가가 매우 어려운 상품이다. 한 상품에 10여 개 펀드가 편입돼 있고, 고객마다 펀드 편입 비중이 제각각이다. 이 중 어떤 펀드를 가지고 수익률을 매길지 애매하다. 금소연은 평가를 위해 복잡한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했다. 여러 펀드 중 대표 펀드 3개의 수익률을 단순 평균했다. 운용 기간에 따른 상품별 유불리는 고려하지 않았다. 평가의 엄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보험상품은 일반 제조업 상품처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생보업계 주장을 받아들여 평가를 포기하면? 소비자는 필요한 정보를 얻을 곳이 없다. 보험업체는 생보협회 비교공시를 보라고 한다. 하지만 비교공시 시스템엔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은 채 펀드별 운용 수익률만 죽 나열돼 있다. ‘내가 낸 보험료 대비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도통 비교할 수 없다.



 시장은 무한히 소비자의 편익에 수렴되게 마련이다. 소비자를 외면한 정책, 주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금소연 컨슈머 리포트의 부실 평가를 탓하기에 앞서 보험사들은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금소연 컨슈머 리포트가 왜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불렀는지. 소비자에게 필요한 수익률 정보 공개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그런 다음, 남의 ‘부실 평가’를 탓해도 탓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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