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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0명 가슴 울린 학교폭력 뮤지컬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뮤지컬 ‘선인장 꽃피다’의 한 장면. 대구시교육청 산하 학생문화센터가 권모군 자살사건 이후 교육용으로 제작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7일 오전 11시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대구학생문화센터 대공연장.

자살한 권군 소재 ‘선인장 꽃피다’



 무대가 열리면서 신나는 음악이 귓전을 때린다. 객석 곳곳에 숨어 있던 남녀 배우 10명이 앞으로 달려나가 무대 위로 뛰어오른다. 배우들은 모두 고교생 교복을 입었다.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빠른 템포로 편곡한 동요 ‘학교종’에 맞춰 배우들이 신나게 춤을 춘다. 한동안 무대만 응시하던 학생들이 손뼉을 치며 어깨를 들썩거린다. 학생들은 공연이 이어지는 75분간 잠시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공연된 작품의 제목은 ‘선인장 꽃피다’였다.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뮤지컬이다. 관객은 대구지역 10여 개 초·중·고생 400여 명으로 주5일제 수업에 따라 시행 중인 토요프로그램 참가자들이었다.



 이 뮤지컬은 남녀 고교 1년생들의 이야기다. 학교 ‘짱’인 성태가 같은 반의 힘없는 원희를 괴롭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학생 유진의 충고로 잘못을 뉘우친다는 줄거리다. 못생긴 선인장이 꽃을 피우듯 괴롭힘을 당하던 원희에게도 행복이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같은 반 학생들의 폭행·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자살한 대구 중학생 권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극 중에서 성태와 유진이 처음 만나 데이트를 할 때는 환호성을 올리며 박수를 보냈다. 선생님이 공부를 하라며 학생들을 다그칠 때는 “에이∼”라며 공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성태가 원희의 집을 찾아가 돈을 빼앗고 줄로 목을 묶은 뒤 끌고 다닐 때는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렀다. 괴롭힘을 당하던 원희가 친한 친구에게 “난 그냥 남들처럼 학교생활을 하고 싶었을 뿐이야”라고 절규할 때는 학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강민규(15·서남중 3)군은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정말 잘 표현해 감동했다”며 “폭력예방 교육을 열 번 받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학생을 인솔한 유진권(46) 서남중 연구부장은 “폭력피해 학생의 고통에 눈물이 핑 돌았다”며 “재미와 교육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뮤지컬 제작은 권군 사건 직후인 지난해 말 시작됐다. 대구시교육청 산하 학생문화센터가 교육용으로 제작을 추진했다. 학생문화센터 강해주(54) 운영부장은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다 뮤지컬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 제작은 대구의 극단인 ‘한울림’(대표 정철원)이 맡았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중·고생 30여 명에게 의견을 물어 시나리오를 썼다. 출연진 10여 명도 20대 남녀로만 구성했다.



 4일 첫 공연 시작 이후 이날까지 20여 개교 6400여 명이 관람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공연 기간을 연장해 보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른 도시에서도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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