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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공무원 신분으로 출마해도 하자 없다고?

성시윤
사회부문 기자
여차하면 이번 4·11 총선에서 헌정 사상 ‘국가공무원 신분의 첫 국회의원 당선자’가 나오게 생겼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4번인 정진후(55) 전 전교조 위원장 얘기다.



 본지 취재 결과 그는 국가공무원법 적용을 받는 공립학교 교사 신분인 것으로 확인됐다(본지 4월 2일자 6면).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에선 국가공무원의 정당 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정 후보는 당선되더라도 국회의원 자격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 후보의 후보 등록 절차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의원 자격 논란에 대해선 “나중에 정치권에서 소송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에 비유하자면 선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는데 조직위원회가 “참가 신청 과정에 문제가 없으니, 선수들끼리 경기가 끝난 뒤 알아서 해결하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 다름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 후보가 공무원 사직원을 낸 바 있고, 사직원 접수증을 선관위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 말대로 정 후보가 사직원을 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후보 등록 이전에 경기교육청으로부터 ‘사직원 수리 불가’를 통보받았다. 중징계 가능성이 큰 비위 공직자가 징계를 피할 목적으로 그만두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에 걸린 것이다. 그는 이번 입후보와 무관하게 11가지 사건으로 재판 또는 수사를 받고 있다. 국가보안법과 교원노조법(정치활동 금지), 국가공무원법(집단행위 금지, 성실 의무, 품위 유지의 의무) 등을 어긴 혐의다.



 그럼에도 그는 선관위에는 이를 알리지 않고 사직원 접수증만을 냈다. 선관위 서류의 직업란에는 ‘정당인’이라고 썼다.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에 위배되는데 공무원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선관위 관계자는 “정 후보가 국가공무원법과 정당법을 어겼느냐 하는 문제는 선관위의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공직자선거법에 근거해 활동하기 때문”이라 한다.



 이런 선관위의 처세는 일반의 상식에 크게 어긋난다. 대학입학 전형에서 수험생이 쓴 원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면 이미 원서가 접수된 뒤라 하더라도 응시 기회가 박탈되거나 합격이 취소된다.



 공직자선거법에는 ‘후보 등록 무효’ 규정이 엄연히 있다. ‘정당이 당원이 될 수 없는 사람을 추천한 것이 발견된 때’ ‘법률에 따라 공무 담임이 제한된 사람에 해당하는 것이 발견된 때’에는 후보자의 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다. 선관위는 이제라도 심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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