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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이란 사태, 군사적 해결의 유혹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란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및 독일과의 협상이 새롭고 결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 협상은 거의 10년을 끌어왔다. 협상이 장기간 중단되기도 했지만 상황이 지금처럼 급박한 적은 없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는 허용할 수 있는 핵무기 프로그램의 한계를 제시하고, 이스라엘에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줌으로써 시간을 벌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유럽 및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이 나라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 수출에 대한 더욱 엄격하고 새로운 ‘스마트형’ 제재를 시작했다. 이란을 국제 금융결제 시스템에서 고립시킨 것이다. 이 시스템에서 고립되면 이란은 당장 석유 판매대금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국제 교역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다. 대안으로 물물교환이나 현찰거래를 한다고 해도 한도가 있다. 이란 경제는 필연적으로 심하게 흔들리게 될 것이다.



 미국은 이란 지도자들에게 여러 채널을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과거 비슷한 경우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보여주는 벤치마킹 사례가 충분히 있으므로 이란도 이번에는 분명히 담판을 지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양측 모두 진지한 협상 진행으로 상황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타협 내용이 어떠한 것이 될지는 어느 정도 분명하다. 이란은 비군사적 용도의 저등급 우라늄 농축을 허용받는 대신 재처리와 농축용 저등급 우라늄 수출에는 더 강력한 안전기준을 받아들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더욱 광범위한 사찰을 인정해야 한다.



 협상 결과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요인은 몇 가지 더 있다. 우선 이란의 국내 정치와 지금 정권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권력투쟁이 있다. 이 권력투쟁은 보수파이든 개혁파이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외교적인 승리를 안겨주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이전에도 외교적 해결을 방해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상황의 심각성에 비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서 이란의 마지막 동맹국인 시리아 사태가 악화할 경우 이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이 몰락하게 되면 이란으로서는 재앙이 될 것이다. 이란은 터키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아랍 국가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란은 레바논에서의 거점도 유지하기 힘들게 될 것이며 심지어 (같은 시아파 무슬림이 다수 거주하는 이웃나라) 이라크에서의 위치도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란의 중동 헤게모니 추구가 완전히 붕괴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을 막는 일이다. 고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를 정복한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고르디우스의 복잡한 매듭을 단칼에 잘라버림으로써 풀어버린 일화처럼 이 복잡한 문제를 군사적 해결방식으로 단번에 푸는 꿈을 꾸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면 더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게 다반사다. 이라크전을 결정했던 당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사례는 군사력 의존이 마지막 선택이 돼야 하며 이는 윤리적·도덕적 문제를 떠나 현실 정치의 문제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무력 사용을 피할 수 없을 때도 있지만 외교적 해결이 실패했다고 그 대안으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현재의 ‘페르시아 매듭’에 적용해야 할 원칙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전쟁과 외교적 해결이라는 두 가지 선택 사안은 여전히 서로 대립하고 있다.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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