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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치동 입성!" 아파트 보고 '화들짝'

이미애
샤론 코칭&멘토링 연구소 대표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 주 무대는 대치동이다. 드라마는 아들을 국제중에 보내기 위해 일산에서 대치동으로 이사오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대치동에는 많은 아파트가 있다. 대치역 주변의 은마, ‘우선미(우성·선경·미도)’아파트와 은마사거리 주변의 대치현대, 대치삼성 아파트가 전통적 스타일의 아파트 단지라면, 한티역 주변의 롯데캐슬, 도곡렉슬, 대치아이파크와 도곡역 주변의 동부센트레빌은 재건축된 신흥아파트 단지다.



[이미애의 대치동 교육 통신] 집 줄이고 돈 꿔서 굳이 대치동으로 이사 가는 이유는…

 드라마의 주인공은 일산아파트를 전세 주고 시댁의 도움을 받아 대치동 선경아파트로 이사오는데, 이는 지극히 행복한 케이스에 속한다. 현실적으로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해 기존에 살던 곳보다 훨씬 더 불편한 곳에서 살아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한 지인은 일산의 50평대 아파트를 전세 주고 돈을 얹어서 대치동의 30평대 아파트 전세를 얻었다.



 뉴스에 자주 나오는 은마아파트는 1979년 완공된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다. 타 지역의 신축 아파트에 살던 분들이 ‘드디어 대치동이다!’ 큰 꿈을 안고 이사를 결정한 뒤 부동산 소개로 아파트 내부를 보게 되면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 크게 놀란다. 특히 주인이 살던 집이 아니고 셋집으로만 돌리는 집은 더 비참해 슬프기까지 하다. 게다가 한두 푼도 아니고 억 단위인 돈을 두 배로 만들어야 그나마 이사올 수 있으니 ‘굳이 이곳으로 와야 하나’ 회의가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대치동의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오려는 분들에게 먼저 와 살고 있는 지인들이 조언하는 것을 나열해 보면 이렇다. 저층은 너무 춥다, 사이드 집도 춥다, 고층은 수압이 약하다, 냉수가 잘 안 나온다,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 나니 물건은 조금만 사라, 수시로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녹물에 너무 놀라지 마라, 물탱크 청소한 다음 날에는 당근주스 빛 물이 나온다, 천장의 쥐와 바퀴벌레·모기에도 익숙해라, 주차공간이 없으니 가급적 늦은 시각에는 자동차를 사용하지 마라, 이중주차가 일반적이니 자동차에 흠집 나는 것은 각오해라, 심야에는 대로변에 주차하고 집까지 걸어가라 등. 생활의 불편을 미리 알고 대비하라는 현실적 충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해외에서 대치동으로 왜 이사오려고 하는가. 대치동에 이사오는 것을 유독 ‘대치동 입성’이라고 하는지 그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도대체 부모는 자녀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고 대치동으로 이사해서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 정리해 봤다.



 1. 대치동 명문학교(대치초, 대곡초, 대청중, 휘문중, 숙명여중 등)에 보내 학연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우수한 인적 네트워크 기대



 2. 1000여 개에 이른다는 대치동의 다양한 학원을 손쉽게 이용하고 싶어서-수준별 맞춤식 사교육 기대.



 3. 타지에서 전학 오는 경우에 텃세가 적고 특히 해외에서 귀국하는 경우 해외 체류 경험 학생이 많아 이질감을 덜 느낀다고 판단해서-순조로운 적응과 더불어 영어 상용도 기대.



 4. 자녀가 주변 환경에 쉽게 동요되는 타입이라 대치동의 면학분위기에 편승하라고-우수한 친구들을 보고 본받을 것을 기대.



 5.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스스로 걸어서 학교와 학원을 다닐 수 있어서-자녀의 생활 속 자립심 기대.



 6. 술집 등 유흥업소가 상대적으로 적어 늦은 시간에 길거리를 다녀도 안전하다고 판단되어-청소년 유해시설로부터의 보호 기대.



 7. 부모의 관리를 받는 자녀들이 대부분이라 전반적으로 순하고 공부를 많이 시켜도 다 같이 하는 분위기니 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판단돼서-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등 청소년 범죄로부터 안전할 것을 기대.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고 대치동으로 이사온 사람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워한다. 이사오기 전 대치동에 걸었던 기대 중 한두 가지 정도는 충족됐다고 판단해서다. 또 대개의 경우 부모보다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대치동에 이사온 아이들에게 “대치동에 이사오니 좋니?” “집이 좁아서 불편하지 않니?” 물어보면 대부분 “좋아요”라고 한다. 그 내면에는 자신이 ‘대치동 키즈’가 되었다는 자랑스러움이 한몫하는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간 자녀들도 전에 살던 동네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냥 대치동 사람, 강남 사람으로 사회활동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들은 대치동 자체를 하나의 작은 훈장으로 받아들이는지도 모르겠다. 명문학교나 학원은 도리어 덤이었을까. 오늘도 대치동 곳곳에서는 이삿짐을 실은 사다리차가 바쁘게 움직인다.



이미애 샤론 코칭&멘토링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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