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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라고 마담정장? 늘씬한 중년女들이…

중년 여성복 브랜드에서 ‘77(L) 사이즈’가 사라지고 있다. 자기관리와 운동으로 날씬한 몸매를 갖춘 중년 여성이 늘었기 때문이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영캐주얼 브랜드 ‘마인’에서 40대 중반의 여성 고객들이 옷을 고르는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지난달 말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4층. 20대 초반용 의류 브랜드가 입점한 이곳에 30~50대로 보이는 주부들이 둘셋씩 짝을 이뤄 쇼핑을 하고 있다. a.b.f.z 매장에서 만난 서현주(43)씨는 “스타일과 치수가 잘 맞아 여기서 주로 옷을 산다”고 말했다. 서씨는 가죽 재킷에 스키니진 차림이었다. 같은 날 롯데백화점 본점 2층 매장. 굽이 거의 없는 플랫슈즈에 코치 핸드백을 든 주부 문혜숙(50)씨는 나이스크랍 매장에서 트렌치코트를 살펴보는 중이었다. 나이스크랍은 20대를 겨냥한 영캐주얼 브랜드. 문씨는 “요즘 우리 또래에 마담 정장을 누가 입느냐”고 반문했다.

‘아줌마 사이즈 77’이 사라졌어요
“50대라고 요즘 누가 마담정장 입나”… 패션계 연령파괴 바람



 패션계에 ‘연령 파괴’ 바람이 거세다. ‘20대용 캐주얼’ ‘50대용 정장구두’는 옛말이다. 올 1분기 신세계백화점 여성 영캐주얼 매출의 35%는 40~60대에서 나왔다. 브랜드마다 설정한 ‘주 타깃 연령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수입핸드백 편집매장 ‘핸드백 컬렉션’이 이번 봄 시즌에 들여온 악어 핸드백 8종은 두 달 만에 품절됐다. 악어백은 대표적인 ‘어르신 아이템’이지만, 주 구매층은 30대였다. 랜드로바는 지난해 9월 10대용으로 파스텔 색상의 단화 ‘캔디슈즈’를 내놓았다. 한철 물량 1000족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매장조사를 해보니 “의외로 30~40대가 많이 사 간다”고 했다. 현재 이 제품 누적 판매는 5만5000족에 달한다.



 이와 반대로 금강제화가 50대 남성을 겨냥해 출시한 40만원대 반맞춤형 정장화 ‘헤리티지 세븐’은 20대 호응이 높다. 젊은 남성들이 모이는 인터넷 패션카페에는 “구두는 역시 클래식”이라며 이 신발을 구매한 인증샷과 글이 줄이어 올라와 있다. 박정원 금강제화 상품운영팀 과장은 “레저문화 확산과 출근복 자유화로 중년층에서 젊게 입는 분위기가 늘었다. 20대는 명품 문화에 익숙해 돈을 들여 클래식한 아이템을 장만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여성클래식팀 소정섭 바이어는 “ 자기관리에 철저한 중년 여성들이 나이에 관계없이 자기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어 연령파괴 현상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자 중년 여성복 브랜드는 생존을 위한 변신에 나섰다. 쁘렝땅, 신장경, 제이알은 봄 시즌부터 치수를 ‘55(S)/66(M)’으로만 내놓고 있다. 주 고객층인 40~50대가 날씬해지고 취향도 젊어지자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아줌마 사이즈’인 77(L)을 없앤 것이다. 치마 길이는 10cm, 재킷의 소매 통은 2~3cm씩 줄이고, 디자인도 화려한 니트나 투피스 대신 원피스형 티셔츠와 스키니진을 내놓았다.



 LG패션 닥스액세서리는 ‘어머님 가방’ 이미지를 벗으려고 고유의 체크무늬를 버렸다. 지난 2월 배우 김하늘을 모델로 한 ‘하늘백’은 진한 파란색과 금속 장식으로 젊은 느낌을 줬다. 그러자 출시 한 달 만에 3000개가 팔렸다. 그 덕에 1분기 회사 매출은 50% 이상 늘었다.



심서현 기자



44·55·66사이즈



1980년 당시 공업진흥청이 정한 의류제품 기준 치수. 1979년 성인 여성 평균 키는 155㎝, 가슴둘레는 85㎝였다. 이 뒷자리 숫자를 따서 55 사이즈가 정해졌고, 이를 기준으로 키 5㎝, 가슴둘레 3㎝ 간격으로 나머지 치수를 정했다. 여성의 체격이 변하면서 90년대부터는 공식 기준으로 사용되지 않지만, 의류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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