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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떼고 휴가쓰고…돈벌러 나온 공무원들

지난달 29일 인천시 직원들이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주차장에서 자동차세를 3회 이상 체납한 차량을 찾아내 번호판을 떼고 있다. [정기환 기자]


인천시청에 근무하는 최모(44) 사무관은 지난달 29일 출근하자마자 팀원 2명을 데리고 시청을 나섰다. 사무실 근무 대신 거리로 나가 체납차량들의 번호판을 떼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최 사무관이 반장을 맡은 단속반은 남구 관교동 일대 골목길과 주차장 등을 돌아다니며 하루 목표량인 차량 20대의 번호판을 떼 시청 지하창고에 갖다 놓고 퇴근했다. 최 사무관은 “일본 지자체의 파산 얘기가 ‘남의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사업 잇단 실패, 복리후생비 제때 지급 못해



 직원들 월급이 밀릴 정도로 곳간이 비어버린 인천시에서는 요즘 재정파탄을 실감케 하는 풍속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 직원이 체납차량의 번호판을 떼오는 작업을 하는가 하면 승진이나 인사고과에 ‘재정 기여도’가 반영된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연월차 수당 지급액을 줄이기 위한 연차휴가 사용 운동에 앞장서 4일 사흘간의 휴가를 떠났다. 이날 인천시청에서는 사회복지 종사자 비상대책위 명의로 “복지예산 축소 계획을 반대한다”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전 직원 번호판 영치 작업은 지난달 12일 시작됐다. 3000여 명의 직원이 3인 1조로 편성돼 매일 25개 조(75명)가 출동한다. 2주일여 만에 6200여 대의 번호판을 영치해 10억여원의 징수 실적을 올렸다.



 재정파탄 경고음이 커진 지난해부터는 재정기여도가 승진·업무평가의 주요 잣대로 부상했다. 올 2월 말 승진인사에서는 도시철도건설본부의 6급 직원이 사무관으로 파격 승진을 했다. 이 직원은 지하철 공사에 들어가는 물품과 자재의 계약 방식을 바꿔 연간 320억원의 예산을 아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기술직 7급 직원도 첨단 상수도 정화 기계를 개발, 매년 30억원씩 예산을 절약한 것을 인정받아 6급으로 승진했다. 감사활동도 과거 빠뜨린 세금이 없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시간외수당 등 직원 수당과 함께 사회단체 보조금도 대폭 깎았다. 시 관계자는 “예산 지원액이 줄어들면 각종 단체들까지 시청으로 몰려와 목청을 높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이런 지경에 빠진 최대 원인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 대형 개발사업을 많이 벌여놓았기 때문이다. 송도·청라·영종도 등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함께 구도심 개발, 검단신도시·루원시티 건설, 지하철 2호선 건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송영길 현 시장은 ‘빚만 10조’를 부각시켜 승기를 잡기도 했다. 주경기장 건립에만 5000억원이 필요한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도 큰 짐이다.



 2008년 1조5000여억원이던 인천시 부채는 올해 말 3조1842억원으로 4년 만에 배로 불어날 전망이다. 예산 대비 부채비율 39.8%로 재정위험단체 지정 기준인 40%에 육박한다. 기업으로 치면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 대상이다. 인천시는 버스터미널과 송도 땅까지 매물로 내놨으나 매수자가 나서지 않아 재정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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