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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박재완 장관의 안타까움

최선욱
경제부문 기자
“인도네시아에 곧 공장을 세울 겁니다. 양해각서(MOU)도 맺었습니다.”



 2일 광주광역시를 찾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광케이블 생산업체 ‘글로벌광통신’ 박인철 대표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글로벌광통신은 광주지역 전략산업 중 하나인 광(光)산업 관련업체로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 10년 만에 국내 옥내용 광케이블 시장의 50%를 확보하며 어엿한 기술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로 나가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는 지방 중소기업인에 대한 박 장관의 반응은 그리 유쾌한 것 같지 않았다. “꼭 나가셔야 합니까. 차라리 광주에 새 공장을 더 지으시는 건 어떨지요.”



 장관의 고민을 알 것도 같았다. 재정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사상 최대의 직접투자 순유출(308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직접투자는 137억 달러. 반면 외국으로 빠져나간 해외직접투자는 445억 달러였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직접투자 순유출은 매년 1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장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회사의 다른 간부는 한번 더 “이제는 세계 진출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아쉬운 듯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물론 투자 순유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한국에도 글로벌 기업이 많아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해외 생산기지 확보와 신시장 개척은 꼭 필요한 일이다. 국내 산업기반과 해외의 기술·인력·판매망을 효율적으로 잘 엮는 게 글로벌 경영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가는 투자는 활발한데, 들어오는 투자는 정체라는 게 문제다. 이를 해결하려면 비교우위가 없는 산업은 해외로 나가 터전을 잡도록 하되, 부품소재·바이오·대체에너지 산업 같은 신성장 산업은 적극적으로 국내로 끌어들여야 한다.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가 주춤한 이유로 세계 경제 침체, 고비용 구조, 노사관계, 주거여건 문제 등을 꼽았다. 세계 경제야 어쩔 수 없다 해도 나머지 문제는 적극 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지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약 대결은 보이지 않는다. 그 사이에도 외국 투자자는 멀어지고, 전국 어딘가에선 탈(脫) 한국 전략을 연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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