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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혈관 터진 줄 모르고 복통 참다 쓰러진 87세

김미순(가명·87·여·인천시 서구)씨는 지난해 말 갑자기 극심한 복통이 시작돼 응급실을 찾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압이 떨어지고 의식이 흐릿해졌다.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 결과 심장에서 뻗어 나온 복부대동맥이 터진 복부대동맥류였다. 김씨는 터진 혈관을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응급수술로 목숨을 구했다. 인하대병원 혈관외과 홍기천 교수는 “노인성 혈관질환 중 하나인 복부대동맥류는 사망률이 90%에 이른다”고 말했다.



생명 위협하는 노인성 혈관질환

증상 없이 악화돼 발병, 큰 후유증 남겨



인하대병원 혈관외과 홍기천 교수(오른쪽)가 노인성 혈관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암·심장질환·감염질환·낙상…. 나이가 들수록 생명을 위협하는 복병이 증가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인성 혈관질환도 그중 하나다. 홍기천 교수는 “고령,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고혈압, 당뇨병, 흡연, 비만 등으로 혈관이 녹슨 수도관처럼 변하면(동맥경화증) 노인성 혈관질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노인성 혈관질환은 흔히 알려진 심장·뇌혈관질환만 있는 게 아니다. 목·배·다리혈관에 발생하는 것도 위험하다. 크게 경동맥 협착증, 복부대동맥류, 다리동맥 폐색성 질환 세 가지가 있다. 인하대병원이 지난해 말까지 65세 이상 노인 2000명을 조사한 결과 경동맥 협착증 7.7%, 복부대동맥류 3%, 다리동맥 폐색성 질환 4.5%가 발견됐다.



 노인성 혈관질환은 증상 없이 악화하다가 갑작스럽게 발병해 큰 후유증을 남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배꼽 주위 덩어리 만져지면 대동맥류



경동맥 협착증은 뇌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경동맥이 좁아져 발생한다. 피떡(혈전)으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진 경동맥의 피떡 등이 떨어져 나와 뇌혈관에 흘러가기 때문이다.



 경동맥 협착증은 혈관이 50% 막힐 때까지 증상이 없다. 일부 환자에게선 말이 어눌해지고, 손이 저리며, 잠시 정신을 잃는 증상이 나타난다. 허혈성 뇌졸중의 특징이다.



 복부대동맥류는 심장에서 나와 배를 지나는 대동맥의 일부가 풍선처럼 커지다가 터지는 질환이다. 노인성 혈관질환 중 사망위험이 가장 높다. 홍 교수는 “배의 대동맥이 터지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50%가 죽는다. 전체 사망률은 90%”라고 말했다.



 배꼽 주위를 만졌을 때 심장처럼 뛰는 덩어리가 만져지면 의심한다. 증상 초기에는 복통이 은근히 지속된다. 악화하면 배와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온다. 동맥이 터질 때까지 자각증상을 느끼는 환자는 20~30%에 그친다.



 다리동맥 폐색성 질환은 배에서 다리로 뻗은 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지는 병이다. 동맥경화증이 원인이다. 혈관이 많이 막히면 혈액과 산소공급이 부족해 발과 다리가 썩는다. 잘라낼 수도 있다. 질병 초기에는 다리가 저리다. 증상이 악화하면 100m를 걷기 힘들다. 다리에 난 상처가 2주 이상 낫지 않으면 의심한다.



초음파로 확진, 막힌 곳 뚫고 스텐트 이식



복부대동맥류 환자의 CT 사진. 8㎝ 크기의 복부대동맥류가 생겼다(화살표). 1년 내에 혈관이 터질 가능성이 40% 이상이다.
노인성 혈관질환의 진단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동맥 협착증과 복부대동맥류는 혈관 초음파 검사로 확진한다. 경동맥 협착증의 검사 대상은 65세 이상이거나 당뇨병·고혈압 같은 다른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다. 특히 일시적인 허혈성 뇌졸중이 있었던 사람은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초음파 검사에서 복부대동맥 일부가 정상보다 2.2배 이상 늘어나 있으면 복부대동맥류로 본다.



 다리동맥 폐색성 질환은 발목과 팔의 혈압을 비교하는 발목상완지수로 확인한다. 팔의 혈압을 1로 봤을 때 발목 혈압은 1.1~1.2로 약간 높은 게 정상이다. 하지만 다리동맥 폐색성 질환이 있으면 발목 혈압은 0.7이하로 떨어진다. 0.5면 혈관이 50% 이상 막힌 것이고, 0.3이면 다리를 자를 만큼 증상이 심각한 상태다.



 노인성 혈관질환 초기에는 혈관의 피떡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항혈소판제제를 복용해 치료한다. 혈관이 50% 이상 막힌 경동맥 협착증과 다리동맥 폐색성 질환은 막힌 곳을 뚫고 철 그물망인 스텐트를 이식한다.



 홍 교수는 “복부대동맥류는 동맥이 터졌거나, 부풀어 오른 길이가 5㎝ 이상이어서 터질 위험이 높을 때 스텐트가 들어 있는 인공혈관을 이식한다”고 말했다. 5㎝ 이하는 6개월~1년마다 검진이 필요하다. 후유증이 심각한 노인성 혈관질환은 예방이 중요하다. 홍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고령자는 1년에 한 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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