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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m 스카이타워에 초대형 파이프 오르간이…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1. 엑스포의 핵심 전시공간인 주제관. 바다와 직접 연결된 건축물이다.2. 각종 뉴미디어쇼의 현장이 될 디오. 워터스크린과 조명 등이 설치됐다.3. 수변데크. 디오·해상 무대에서 펼쳐질 공연의 관람공간이다.4. 외국인과 VIP 숙소로 쓰일 특급호텔 엠블(MVL). 돛을 형상화했다.5.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조에서 희귀 해양생물을 볼 수 있는 아쿠아리움.6. 엑스포의 세부 주제에 맞게 구성된 5개 부제관 중 한 곳인 기후환경관. 오종찬 기자

2012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가 25일로 개막까지 48일을 남겼다. 세계 106개국이 참가하는 여수 엑스포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5월 12일부터 석 달간 진행된다. 국제박람회기구(BIE)의 공식 인정 박람회를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것은 1993년 대전 엑스포 이후 19년 만이다. 대부분의 토목·건축공사가 끝나고 조경 등 마무리에 한창인 여수 엑스포 현장을 찾아가 봤다.

21일 오후 전남 여수시의 세계박람회 공사 현장. 바쁘게 움직이는 트럭과 중장비의 소음을 뚫고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웨이’ 가 울려퍼졌다. 높이 55m로 박람회장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스카이타워에서 나는 노래다.오래된 시멘트 저장고(사일로)를 개조해 만든 스카이타워 외벽에는 초대형 파이프 오르간 ‘복스 마리스’가 설치됐다. 80개의 파이프로 최대 138.4dB(데시벨)의 소리를 내는 이 악기는 6㎞ 떨어진 곳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250년 전통의 독일 파이프오르간 전문 제작사 ‘헤이 오르겔바우(Hey Orgelbau)’가 만들었다.

양홍주 스카이타워사업단장은 “비바람에도 견딜 수 있도록 독일에서 제작 후 네덜란드에서 코팅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오르간이 설치된 스카이타워 입구 10여m쯤 떨어진 곳에 실제 연주를 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오르가니스트 김성희씨는 “건반을 누르면 통신선을 통해 해당 파이프의 압축 공기 밸브를 열어 소리를 내는 방식”이라며 “엑스포 개·폐회식은 물론 매일 다양한 연주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파이프오르간이 외벽에 설치된 스카이타워
스카이타워는 KTX 여수엑스포역사 근처에 있다. 여기서 박람회장 중심 방향으로 가면 가장 넓은 건물인 국제관이 나온다. 기본 구조물은 모두 완성된 가운데 조경과 보도블록, 천장의 초대형 전광판(EDG) 설치 작업 등이 한창이었다. 14일 화재가 났던 국제관 천장 부분의 보수 공사도 진행 중이다. 불이 난 부분은 거대한 구조물의 극히 일부분이어서 일정에 차질이 없다는 게 엑스포 조직위의 설명이다. 국제관을 지나면 주요 행사가 열리는 엑스포홀, 한국관, 초대형 야외 수변공연장인 빅오, 아쿠아리움 등의 건물이 차례로 나온다. 엑스포 조직위 도선미 공보1팀장은 “21일 현재 전체 공정률은 98%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빅오 옆에 있는 핵심 전시공간인 주제관도 마무리됐다. 주제관은 바다 위에 직접 기둥을 박고 그 위에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여수 엑스포가 ‘바다 위에서 열리는 첫 박람회’로 불리는 근거다. 엑스포 현장의 건물들이 모습을 갖춰가면서 이제 관심은 전시물이나 공연의 내용물, 효율적인 운영으로 쏠리고 있다. 현장마다 작업 인부들 사이로 공연물이나 전시물을 담당한 이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태극 문양을 기초로 건설된 한국관의 3층에는 대형 전시관과 돔형 영상관이 설치됐다. 전시관에서는 ‘기적의 바다’를 주제로 영상물과 함께 무용 공연이 펼쳐진다. 바로 옆 돔형 영상관은 ‘인류공영에 기여하는 한국의 해양 역량’을 주제로 조선소 등 우리 해양 기술 수준을 보여줄 예정이다. 돔형 영상관에서 작업 중이던 최원호 프로듀서는 “돔 스크린은 높이 30m, 직경 15m로 세계 최대급 규모”라며 “관람객들은 실제 바닷속이나 조선소 등 영상물의 현장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길 하나 건너편에 있는 엑스포 조직위 사무실도 북적거렸다. 각 정부부처와 지자체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 등 400여 명이 홍보·운영·공연·교통 대책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진행하느라 연일 밤샘을 하고 있다. 박람회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에 맞게 전시물이나 공연의 내용을 조율하고, 지방 소도시라는 개최지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교통·숙박 대책과 세밀한 운영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요즘 조직위의 현안이다.

국제관 천장에 설치 중인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
조용환 조직위 홍보실장은 “홍보만 해도 대규모 예산 투입보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자발적인 재능기부 형식으로 진행해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영 측면에서도 화장실·음식·휴게시설 등 대규모 행사 때마다 불편이 따르는 분야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아쿠아리움, 한국관, 주제관 등 주요 시설은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매한 입장권의 일련번호를 이용해 인터넷 등으로 예약할 수 있다.

박람회장 밖 여수시도 엑스포 분위기에 젖어들고 있다. 남해안 중소도시에서 ‘글로벌 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관람객을 실어나를 고속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도 속속 건설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가 완공됐고, 10월에는 전라선 KTX가 개통됐다. 시범운영을 거쳐 5월부터는 용산역에서 박람회장 입구까지 2시간57분이면 도착한다.

여수공항의 국내선 증편과 여수~중국의 전세기 운항 등 항공편이 대거 확충되고 해상에는 6선석(船席·선박 계류 장소) 규모의 여객부두가 새로 조성된다. 크루즈선과 국제여객선·연안여객선을 이용한 여행 코스도 다양해진다. 박람회 기간 중에는 이탈리아와 미국 국적의 7만t급 초대형 크루즈선도 여수에 기항할 예정이다. 그러나 순조로운 준비 상황과는 달리 교통과 숙박 등 구조적인 취약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여수의 지형적인 특성이 긴 자루 모양의 반도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여수로 들어온 차량이나 인파가 빠져나갈 곳이 없어 자칫 병목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박람회 기간 주말에는 하루 최대 6만 대 이상의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교통은 박람회장 입구까지 가는 KTX가 가장 편리하다.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에도 여수 시내나 박람회장 주변까지 직접 오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정부와 조직위는 여수국가산업단지·율촌·돌산·엑스포타운·광양중마동·순천 신대지구 등 여수 외곽지역 6곳에 총 3만4000대 규모의 환승 주차장을 조성 중이다. 관람객은 환승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무료 셔틀버스 900대로 박람회장에 가면 된다.

또 도심의 교통 흐름을 통제하기 위해 교통관제센터를 구축하고 박람회 기간 시내 도로 10곳을 일방통행로로 지정·운영한다.
부족한 숙박시설도 문제다. 박람회장 한쪽 끝인 오동도 입구에는 대명그룹이 지은 300여 실 규모의 특급 엠블(MVL)호텔이 23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반 관람객을 위한 숙박 시설은 태부족이다. 최근 수년간 건설 경기의 침체로 민간 자본들의 호텔 투자가 기대에 못 미쳐서다. 곧 완공 예정인 시설을 포함할 때 5월 기준 여수의 총 숙박 규모는 9898실로, 박람회 기간의 숙박 수요(3만5738실)의 27.7% 수준이다. 여수시와 조직위는 시내에 있는 민간 아파트와 대학 기숙사, 종교시설 등을 숙박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대안으로 인근 권역인 순천·광주·목포·전주와 멀리 부산의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이들 숙박지와 엑스포 현장까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다.

큰 행사를 앞둔 여수 시민들은 기대감과 걱정이 반반이다. 여수 엑스포의 유치 과정을 지켜봐 온 이상훈 여수 YMCA 사무총장은 “엑스포 기간 중 여수 시민들은 아예 승용차를 집에 두고 대중교통만 이용하겠다고 각오하고 있다”며 “그런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데, 과연 엑스포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지 시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행사가 여수신항 주변 엑스포 현장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장소만 빌려주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유중구 상임고문은 “바다와 연안의 생태라는 주제와 관련해서 여수는 여수만, 순천만, 득량만과 인근 하천 등 천혜의 환경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천혜의 환경과 연계되는 엑스포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K팝 스타 공연, 스마트폰이나 SNS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전시 내용이 나이 든 계층에게는 다소 생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단체 관광차 엑스포 현장 홍보관을 관람한 박태순(75·충남 공주시)씨는 “규모가 크고 주변 경치와도 잘 어울리지만 주제나 내용은 조금 어렵다”며 “노인들도 딱 이거다 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김근수 사무총장은 여러 한계 속에서도 지역과의 연계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여수 엑스포는 엑스포 사상 처음으로 입장권 한 장으로 하루 1회에 한 해 재입장을 허용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다 예약 시간 등이 남으면 엑스포장 밖으로 나와 무료 시내버스를 타고 인근의 여수 어항(구항), 수산시장, 돌산대교, 오동도 등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고 식사도 하고 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김 총장은 “여수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의 여망과 관심이 집중된 행사이니만큼 준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수도권 등에서 엑스포를 보러 오는 분들은 현지의 준비를 믿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입장권 예매를 통해 쾌적한 관람을 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여수=이승녕·이태경 기자 franc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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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