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직장선택+개인선택’ 상품으로 수익률 높일 수도

대기업에서 일하는 송모(44) 차장은 2007년 중간정산으로 받은 퇴직금 1억원을 금융사 개인퇴직계좌(IRA)에 넣었다. 직장생활 10년 만에 만져보는 큰돈이라 잘 굴려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퇴직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도 이점이었다. 그는 이 돈을 주식혼합형과 원금보장형 상품에 7대3으로 나눠 넣었다. 주가가 꾸준히 오를 것이라 기대했지만 만일에 대비해 원금보장형을 섞은 것이다. 이듬해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5~6%의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가 회복하면서 지난달 말 현재 적립금은 1억3500만원으로 늘었다. 연 6~7%의 수익률이다. 중간정산 후에 쌓이는 퇴직금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에서 확정급여형(DB)으로 운용한다. 그는 “11년 뒤 정년퇴직까지 다닌다면 퇴직연금계좌의 돈이 2억원 정도로 불어나고, 중간정산 이후 쌓인 퇴직금은 승진과 급여인상을 감안해 1억3000만원쯤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흔히 직장인의 3대 노후 대비 연금으로 불린다. 이 중 퇴직연금은 55세 즈음에 회사를 떠난다고 할 때 65세 무렵 받는 국민연금 사이의 소득 공백을 메워준다. 이른바 ‘마(魔)의 10년’ ‘소득의 크레바스(빙하의 균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이런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운 기류가 흐른다. 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 시행이 7월로 바짝 다가왔기 때문이다. 은행·보험사 같은 퇴직연금사업자 간에 대기업 연금 유치전에 이어 중소기업과 개인을 겨냥한 ‘제2의 전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송 차장처럼 직접 퇴직금을 굴리려는 직장인도 급증할 전망이다.

새 근퇴법은 퇴직금에 대한 근로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이를 좀 더 쉽게 노후자금으로 비축하게 도와주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개인퇴직계좌(IRA)는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중간정산으로 받는 퇴직금은 반드시 IRP로 이전하도록 했다.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과 개인이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을 섞을 수도 있다. <용어설명 참조> IRA는 퇴직자만 가입할 수 있지만 IRP는 직장인도 가입할 수 있다. 또 확정급여형의 경우 회사 밖에 적립해야 하는 퇴직금의 최소 의무비율(60%)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다. 회사가 퇴직금 줄 돈을 딴 데 쓰는 폐단을 줄이고 규정대로 잘 적립하도록 한 것이다. 퇴직금 보호가 강화되면 연금시장이 커지고, 직장인이 개별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창희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근로자 책임하에 운용하는 확정기여형 비중이 낮지만 미국은 50% 이상”이라며 앞으로 확정기여형 비중이 커지고 새 근퇴법이 이런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강용재 퇴직연금연구소장도 “세제혜택·노후보장 차원에서 직장인의 IRP 가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노사 합의로 도입하는 퇴직연금 제도는 시장규모가 지난해 49조9000억원이었고 올해는 70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사업장의 9.4%가 도입했다. 가입자는 총 340만 명이다. 500대 기업은 대부분(84.6%) 도입했다.

가장 궁금한 것은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이다. 지난해 은행권의 확정기여형의 원리금 보장상품 수익률은 대부분 4%대,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은 마이너스 3%에서 1% 수준이다. 확정기여형 개인퇴직계좌는 원리금보장형이 4%대, 비보장형은 마이너스 1% 내외다. 증권·보험사도 비슷하다.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 비중이 높은 원금비보장형 수익률이 낮았다”는 것이 금융사들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맹민재 은퇴자산추진본부장은 “퇴직연금 상품은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것이기에 최소 3~5년 이상 길게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퇴직연금상품의 80%가량이 운용기간 1년 이하인 것을 고려하면 단기수익률을 무시할 수는 없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가입자가 어떻게 운용해 달라고 주문하는 형식을 띠지만 결국 사업자가 제시하는 메뉴 중에서 고르는 수준이다. 운용사의 건전성과 운용·컨설팅 능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사별·상품별 수익률은 금융감독원 퇴직연금사이트(http://pension.fss.or.kr)에서 볼 수 있다. 다만 금융사가 운용하는 수많은 상품의 수익률을 평균해 놓은 것이라 개별 기업이나 개인의 퇴직운용자산의 수익률을 열람할 수는 없다.

수익률이 저조하면 상품 구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금융사 영업점이나 인터넷을 통하면 된다.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퇴직연금연구소 관계자는 “개인이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하려면 금융 시장과 상품에 대해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각 직장이나 운용사업자의 관련 교육 서비스가 부실하다”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퇴직연금 유형은 어떤 것인가. 한마디로 답하기 어렵지만 직장과 투자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안정된 직장이고 임금이 빨리 오른다면 기존 퇴직금제도와 비슷한 확정급여형이 유리하다. 회사가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연금사업자에 맡겨 운용하고 손실·이익에 대해 책임지며 퇴직자에게는 정해진 금액을 주기 때문이다. 임금인상률이 낮은 회사에서 일하거나 리스크 선호 투자 성향이라면 확정기여형이 좋다. 회사가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달 근로자의 계좌에 적립해 주면 근로자가 퇴직연금사업자에 맡기고 운용을 주문하는 형태다. 운용 실적이 좋으면 수익이 크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크다. 현재 DC형 가입 근로자는 추가 납입을 통해 개인연금과 합쳐 한 해 400만원까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받았지만 장차 노후에 활용하려면 개인퇴직계좌(IRA)가 유리하다. 중간정산한 퇴직금에 대한 퇴직소득세를 내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세금을 내는 과세이연 혜택이 있다.

새로운 법 시행에 따른 퇴직연금사업자의 시장 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달 중순 노사발전재단과 ‘전직(轉職) 지원 서비스’ 협약을 했다. 회사를 그만두는 근로자에게 재취업·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대한생명은 지난달 ‘퇴직연금 서비스 센터’를 열었다. 삼성증권은 개인형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올해 주요 목표로 정하고 은퇴설계연구소 등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은퇴컨설팅을 신설했다. 대신증권은 퇴직연금을 고금리 상품에 자동으로 복리 투자해 주는 상품을 선보였고, 현대증권은 스마트폰을 통한 퇴직연금 정보제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삼성생명 등 기존 퇴직연금시장의 강자들도 시장 공략에 열심이다. 교보생명은 퇴직연금 모집인 제도를 활용해 IRP시장을 확대하고 기존 고객에 대한 사후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