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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용이 보여준 ‘글로벌 코리안’의 지혜

한국계 미국인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이 우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 왔다. 아시아계로선 처음으로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이 된 데 이어 세계은행 역사 45년 만에 최초의 비(非)백인 총재로 내정된 것이다. 성 김 주한 미 대사가 한국계로는 지난해 처음 대사직에 내정됐을 때의 ‘코리안 드림’을 연상케 한다. 50대 초반의 두 사람은 어릴 때 한국을 떠나 엄밀히 말해 재미동포 1.5세대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을 보며 우리는 묵묵히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달리는 ‘한국인’ 또는 ‘한국계’의 약진을 실감한다.

김용 후보의 사례는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인재를 키우고 발탁하는 미국의 교육·인사 시스템 못지않게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과 개방성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지 성찰하게 한다. 김 후보는 다섯 살 때 치과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시아계 소수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치열하게 갈고 닦아 경쟁력을 키웠다. 하지만 결코 개인 차원에 머물지 않았다. 의학·인류학을 공부한 그는 전공 분야를 살려 개도국의 가난한 병자들을 도왔다. 30대 중반엔 남미의 결핵 퇴치 운동에 참여했고, 40대 중반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담당 국장을 맡아 ‘에이즈 퇴치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2년여 전 다트머스대 총장 취임 뒤엔 대화와 소통을 통한 대학개혁을 추진했다. 한국의 최고 엘리트들로부터 쉽게 찾아보기 힘든 나눔과 소통의 리더십을, 우리는 그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개인이든 국가든 무엇이 진짜 경쟁력인지 되새겨 보게 만드는 대목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 사회의 개방성이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취임 이후 파격적인 고위직 인사를 계속해 왔다. 성 김 주한 미 대사뿐만 아니라 주중 미 대사에 중국계인 게리 로크 전 상무부 장관을 임명한 게 그런 사례다. 최근 중국에서 터진 ‘보시라이(薄熙來) 파문’에 미국 외교가 흔들리지 않았던 배경에는 이런 요인도 한몫했을 것이다. ‘인사가 만사’란 말을 절감케 한다. 한국 사회가 넘보기 힘든 수준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는 외국인 이주자 120만 명, 탈북자 2만 명에게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한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측근 인사, 회전문 인사, 부적격 인사의 풍파를 겪어왔다. 능력이 아닌 연줄로 자리를 차지한 인사들이 수두룩했다. 언제까지 이처럼 감동 없는 구태 인사가 계속될지 답답하다. ‘우물 안 개구리’ 마인드로는 세계화 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김용 같은 인사를 배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 요즘 정치권의 4·11 총선 공천을 보면서 드는 자탄이다. 김용 후보의 미소에 숨어 있는 코드들을 몇 번씩 곱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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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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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