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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또 조사 불응한 나경원 남편에 결국…

20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 8호.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사진) 부장판사가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었다. 변호인의 피고인 신문이 이어지는 동안 그는 피곤한 듯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재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출입구에서 기다리던 기자가 자신을 부르자 한번 쳐다본 뒤 아무런 대꾸 없이 들어갔다.



기소청탁 관련 조사 또 불응
경찰 “26일 출석 하라” 3차 통보
박은정 검사도 출석 안 해

  경찰은 김 부장판사에게 이날 오전 출석해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었다. 지난 15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이었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사전에 경찰 측에 ‘재판 일정이 있으니 못 나가겠다’고 알리지도 않았다. 김 부장판사의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경찰에서 먼저 전화가 왔길래 ‘오늘 재판 일정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언론에서 여론재판이 이뤄지고 있어 기분이 좋지 않다”며 “조만간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일단 김 부장판사 측에 “26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세 번째 소환 통보를 했다. 26일에도 김 부장판사가 소환에 불응할 경우 경찰은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다. 형사소송법 200조의 2에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사 청구와 법원 발부를 거쳐야 하는 체포영장이 실제 집행될 가능성은 낮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영장은 상황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김 부장판사 직접 조사가 어려울 경우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을 그대로 검찰에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가 시간을 끌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경찰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민간인 불법 사찰이나 밀양 검사 고소 사건 등으로 기소청탁 의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낮아진 상태”라며 “총선이 다가오고 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4월 26일)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박은정 검사 역시 이날 불출석했다. 경찰이 보낸 서면질의서에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 검사는 이날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출근해 정상적으로 업무를 봤다.



 이에 대해 고려대 장영수(법학) 교수는 “김 부장판사가 경찰에 나오지 않는 것은 할 말이 없거나, 권위주의의 발로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두 경우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번 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기에 있는 법원·검찰·경찰 간의 문제여서 김 부장판사 등이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사법제도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스스로 법을 무력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김 부장판사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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