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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게 뭐야" 컨테이너 사과상자에 빳빳한…

부산 본부세관이 지난 1월 21일 문제의 컨테이너를 열고 적발한 미화가 든 사과박스. 롤(Roll) 형태의 직물 원단 속에 숨겨져 있었다. [사진=부산본부세관]

지난 1월 21일 오전 10시25분 부산 본부세관 화물 검사센터. X선 검색기를 뚫어지게 보던 안동근(55) 관세행정관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화면을 몇 차례 클릭해 가며 확대했다. 롤(Roll) 형태의 직물 원단 속에 박스 형태의 화물이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는 ‘개장 검사’를 지시했다. 컨테이너 차량을 정밀검사장으로 옮겨 컨테이너를 열고 직물 원단을 하나씩 끄집어 내는 10시간의 작업 끝에 사과박스를 찾아냈다. 안에는 미화 93만8800달러(약 10억여원)가 들어 있었다. 100달러짜리 100장이 한 묶음으로 된 총 94개 묶음이었다. 안 행정관은 “화물 주인이 필요한 박스일 경우 찾기 쉽도록 입구 쪽에 놔두는데 깊숙이 넣은 것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소액의 외화를 몸에 소지한 채 공항을 통해 반입하다 적발된 경우는 가끔 있었으나 컨테이너 화물 속에 일명 ‘심지박기’ 수법으로 거액을 반입한 사례는 1883년 관세 업무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부산 본부세관이 19일 컨테이너 화물 속에 일명 ‘심지박기’ 수법으로 반입한 미화를 찾아내 펼쳐놓았다. [부산=송봉근 기자]
 부산본부 세관의 조사 결과 이 미화의 주인은 국내의 모 염직회사 김모(67) 대표였다. 그는 소득세를 내지 않고 동남아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 이 같은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컨테이너 속에 미화를 숨기는 극비 작전에 회사 이사를 맡고 있던 두 아들(44·41)까지 동원했다.

 부산본부세관은 19일 김씨와 두 아들 등 3부자(父子)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소득세 탈세 혐의로 국세청에 통보했다.

 세관이 김 대표의 회사를 압수수색한 결과 미화를 한국으로 밀반입한 실적을 적은 서류도 찾아냈다. 이 서류에는 ‘2010년 3월 1일, 100만 달러 컨테이너로 한국 송출’이라고 적혀 있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414만8800달러(약 50억여원)를 이런 방식으로 들여온 기록이 있었다.

 현행법상 해외법인에서 생긴 수익을 정상적으로 국내로 들여 오려면 20(법인)∼38%(개인)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김씨는 이번 밀반입이 적발되는 바람에 소득세에다 벌금과 추징세 등을 더해 모두 50%가량(약 25억원)의 세금을 내야 할 형편이다.

 부산세관은 하루 1만여 건의 컨테이너 화물 가운데 약 2%를 무작위로 골라 검색을 하고 있다. 김길주 외환조사과장은 “유사한 수법의 미화 밀반입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정보 수집과 컨테이너 X선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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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