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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10년 만에 중국을 다시 보니 …

최형규
베이징 총국장
아파트 거실 커튼을 열면 바로 왕복 8차선 도로가 보인다. 도로 건너편에 상가가 있고 그 앞에 주차된 차들이 빽빽하다. 지난 주말 주차된 차량을 세어보니 100여 대. 브랜드는 벤츠·BMW·현대·아우디·폴크스바겐·도요타… 등 20종이 넘었다. 그중 베이징 현대 자동차가 15대로 가장 많았다. 베이징에 사는 한국인에게 현대차는 삼성과 함께 또 다른 ‘자부심’이다.

 2002년 베이징(北京)연수 시절 기자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건너편에 살았다. 당시 이곳에 주차된 차량은 많아야 20대 남짓. 물론 현대차는 없었다. 나머지 공간은 수백 대의 자전거 차지였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오늘 천안문 거리에도, 아파트 앞 도로에도, 후퉁(胡同·골목)에도 더 이상 자전거 타는 소요(逍遙)의 낭만은 없다. 대신 차량이 넘치고 넘친다. 베이징시가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출퇴근 시 교통 지옥은 피할 수 없다. 2월 말 현재 베이징 등록 차량은 500만 대. 인구(2000만 명) 4명당 한 대꼴이다. 참고로 서울은 300만 대가 약간 넘는다. 베이징에 부임한 지 50여 일, 지난 10년 중국 경제가 자동차만큼이나 빠르게 성장했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민초들의 삶은 어떨까. 집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재래시장이 있다. 이곳 정육점에 들러 돼지고기 한 근(500g) 가격을 물으니 25위안(4456원)이다. 10년 전(7위안)의 3.5배다. 쌀은 2위안에서 4.5위안으로, 검은 콩은 1.5위안에서 5위안으로, 콩나물은 0.5위안에서 1.5위안으로, 토마토는 1.5위안에서 4.5위안으로, 당근은 0.5위안에서 1.5위안으로, 두부 한 모는 1위안에서 3위안으로 각각 올랐다. 쌀가게 주인 정루(鄭路·여)에게 10년 전과 비교해 어떠냐고 물으니 “수입은 50%, 물가는 두 배 넘게 올라 힘들다”고 한다. 요즘 고공 행진하는 위안화 가치를 고려하면 베이징 외국인들은 4배 넘는 물가를 각오해야 한다. 중국의 시장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버스 요금은 10년 전과 똑같은 1위안(178원)이다. 교통카드를 사면 0.4위안으로 뚝 떨어진다. 지하철 요금 역시 2위안으로 같다. 택시 기본요금(10위안)도, 집 임대를 할 때 부동산 소개료(한 달 임대료)를 집주인만 내는 것도 10년 전 그대로다. 이는 기층 인민을 중시하는 사회주의 이념 무장 없이 지속하기 힘든 정책이다.

 아파트 앞 도로에도 여전한 게 있다. 8차선 도로에는 횡단보도 표시가 있다. 그러나 신호등이나 교통경찰은 없다. 그러니 밤낮없이 무단 횡단과 차량의 불법 유턴이 판친다. 가끔 사고도 난다. 그래도 중국인들은 신호등 설치보다 그게 편하다고 한다. 중국식 자율이고 실용이다. 합리와 불합리,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이념이 혼재하고 있다. 10년 전에도 그랬다. 아직도 중국이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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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