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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으로 Step UP ⑧ 크린텍

탑승식 청소차량 옆에 서 있는 고예성 크린텍 사장. 고 사장은 4년 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의 크린텍 본사에 손님이 들렀다. 미국의 청소장비 제조사인 테넌트(Tennant)의 장비개발마케팅 담당인 피오나 린이 사업 논의차 찾아온 것. 직원들과 함께한 회의가 끝나자 린은 고예성(42·여) 사장에게 “Happy team(행복한 조직)이 성장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직원들과 사업 구상을 얼마나 공유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믿는다”며 웃었다.

 크린텍은 국내 1위의 청소 자동화솔루션 업체다. 대형마트나 코엑스 같은 큰 건물에 가면 주차장이나 로비 바닥을 자동차와 비슷한 장비로 청소하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크린텍은 이 장비들을 수입해 판매하고 애프터서비스(AS)를 제공한다. 고 사장은 “지난해 말 코엑스가 아시아 전시컨벤션센터로는 처음으로 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프로그램(LEED)의 실버 등급을 획득하는 데 일조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은 화학세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이씨(ec)워터 청소장비다. 이 기계로 매일 3시간씩 연간 300회를 청소하는 경우, 연간 200만원에 달하는 세제비용은 물론 수도요금도 절약돼 일반 청소장비에 비해 비용이 95% 이상 절감된다고 한다.

 고 사장은 창업 2세대다. 부친인 고석명(75) 회장이 1992년 설립했다. 고 사장은 옛 현대그룹 공채에 합격해 현대전자·현대증권 등에서 7년간 근무하다 2000년에 합류했다. “외동딸이냐”고 물었더니 “그 질문 자체가 경영자는 남성이 우선이라는 선입견에서 나온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여성이라고 가업을 잇지 말라는 법은 없고, 그 생각을 기반으로 크린텍에 들어왔다”고 말을 이었다.

 처음 크린텍에 왔을 때 당시 직원은 12명에 불과했다. 인력이 부족해 화장실 청소를 고 사장이 직접 해야 했다. 바닥부터 다지자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조직을 정비하고 회사를 키우던 중 위기가 닥쳤다. 2007년, 직원 28명 중 8명만이 3년 이상 경력을 갖고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떠나버린 것이다. “중소기업, 특히 유통·물류 업종에서는 중간관리급의 인재가 회사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당시 고 사장은 ‘피터의 법칙’이라는 책을 접했다. 임직원 각자의 능력과 한계를 파악하고 적절한 자리 배치를 해줘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컨설팅을 받아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임금 체계를 성과급과 승진급 등으로 구분하면서 조직을 다시 다졌다. 직원들과의 개별 면담은 물론 초빙강의, 위탁 교육 등 소속감을 높이는 일들을 하나씩 늘렸다. 새로 사람을 뽑을 때도 품성에 방점을 둔다. 신입직원을 소개하는 직원에게는 50만원의 보너스도 준다.

 ‘사람’에게 공을 들이다 보니 모든 게 풀렸다. 2009년 경쟁사의 약진에 주춤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후 2년 연속 크게 늘었다. 2009년 87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55억원으로 뛰었다. 영업이익은 1억원에서 14억원이 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덕에 미국에서 들여오는 청소장비는 2.7% 관세 인하 혜택을 보게 돼 소비자가격을 낮출 여지가 생겼다.

 고 사장은 일본 경제의 거인으로 꼽히는 미쓰비시 중공업 창업자 이와사키 야타로, 그리고 제일은행 창업자인 시부사와 에이이치를 경영 모델로 삼고 있다. “모두 경제개발의 본질이 ‘가난한 사람을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생각한 인물들입니다.”

 그는 크린텍을 임직원들이 큰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016년이 오기 전에 중견기업으로 진입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피터의 법칙(Peter’s Principle) 캐나다 출신의 로런스 피터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1969년 발표한 이론. 일을 잘하면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하고 다른 분야까지 담당하게 되는데, 직위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능률과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급기야 무능력한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법칙이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이나 에너지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활동하기보다는 한계를 파악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멈춰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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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