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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묵은 기술도 다시 보라” 최태원 이유 있는 온고지신


최태원 회장
구글의 최신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구글 지갑(Google Wallet)’에는 ‘TSM솔루션’이란 핵심 기술이 들어간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신용카드 결제 같은 것을 할 때, 통신사와 카드사의 고객 정보가 뒤섞이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술이다.

이동통신과 금융의 융합서비스에 꼭 필요한 핵심 보안기술인 것이다. 이 기술의 뿌리는 2001년 SK C&C가 개발해 SK텔레콤이 국내 시장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전자화폐 ‘네모(NEMO)’와 모바일 신용카드인 ‘모네타(MONETA)’에 있다.

 사실 네모와 모네타는 국내에서 반짝했다가 사라진 기술이다.

2세대 일반 휴대전화용 전자화폐인 네모는 가상 통신계좌와 은행계좌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가입자 200만 명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이내 시들해졌다.

모네타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이렇게 국내에서 사장되다시피 했던 기술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부활한 데는 배경이 따로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52) 회장의 ‘온고지신(溫故知新·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배움)’ 경영이 바로 그 배경”이라고 밝혔다.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평소 “옛 기술이라고 버리지 말고 새로운 트렌드와 융합시켜 글로벌 무대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다시 연구·검토하라”고 강조했다.

네모와 모네타 같은 서비스는 아예 최 회장이 콕 집어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고 SK 측은 전했다.

이에 SK C&C는 방법을 찾아내 결국 협력업체인 퍼스트데이터코퍼레이션(FDC)과 공동으로 구글에 솔루션을 공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온고지신’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사업에 힘입어 2005년 6억원에 불과했던 SK C&C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920억원을 기록할 만큼 커졌다.

 과거의 기술을 재활용하는 일은 정보기술(IT) 분야에만 그치지 않았다. 윤활유 사업도 자체 기술력을 무기로 해외로 사업 규모를 넓힌 경우다.

SK의 윤활유 사업은 2000년대 중반 들어 원재료 부족으로 위기를 겪었다. 그러다 최 회장이 직접 나서 원료 수급에 문제가 없는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세움으로써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엔 1995년과 2004년 SK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윤활기유 그룹III기술’이 무기가 됐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몹시 덥거나 아주 추울 때에도 생산품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열대나 한대 지역에서도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역시 개발한 뒤 묵혀 놨던 기술이었다. 이를 인도네시아에서 재활용한 덕에 2001년 3418억원이었던 윤활유 부문의 매출은 2010년 2조34억원으로 커졌다.

 최 회장은 최근 열린 글로벌 사업 임원회의에서도 “우리의 기존 기술력과 경쟁력을 활용한 적극적인 (영토) 확장 노력이 필요하다”며 “옛것이라고 절대 소홀히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 스스로도 작은 아이디어까지 되돌아보고 챙긴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을 때 함께 수록된 전화번호 때문에 고생을 했다’는 지인의 얘기를 한참 지난 뒤에 기억해내서는 SK텔레콤에 휴대전화를 잃어버려도 전화번호부를 되찾을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지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이 제공 중인 ‘주소록 자동저장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모바일지갑 서비스(Mobile Wallet Services)

스마트폰 하나로 신용카드·직불카드·포인트카드까지 겸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활용하면 무엇보다 온갖 카드 때문에 지갑이 불룩해지는 일이 없어진다. 편리성 때문에 머잖아 신용카드를 모바일 지갑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그래서 이동통신 업체는 물론 기존 고객을 지키려는 은행과 신용카드회사들도 앞다퉈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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