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영업왕 비결? 야쿠르트 아줌마 비법 배웠어요

동월순(55) 우리은행 둔촌역 지점장. 우리은행이 지난해 영업 실적이 뛰어난 지점장에게 수여하는 ‘베스트 매니저’상을 받았다. 지금껏 부임한 세 곳의 지점에서 모두 비교 그룹(peer group) 내 실적 1위를 달성한 덕분이다.


그가 새 지점에 부임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미용실 계약’과 ‘야쿠르트 주문’이다. 매일 아침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만지고, 요구르트를 하나씩 배달받는다. 생활 편의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정보를 얻으려는 것이다. “미용실은 동네 아줌마의 사랑방이잖아요. 요구르트 배달사원은 동네를 샅샅이 헤집고 다니고요. 이 사람들과 친해지면 어느 건물 주인이 사정이 넉넉한지, 몇 시에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지 다 알 수 있어요.” 그는 “이런 ‘저인망 정보원’을 이용하면 웬만한 동네 사정은 일주일 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웃었다.

  전국 은행 지점 4700개 시대. 인구 1만 명당 지점 하나 꼴이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영업왕’ 타이틀을 따낸 상위 1% 지점장의 비결은 뭘까. 시중 3개 은행 영업왕에게 물었다. 그들은 ▶발 빠른 정보 파악 ▶만능 해결사 역할 ▶따뜻한 재량권 발휘 등을 비결로 꼽았다.

  김용수(51) 국민은행 오장동 지점장. 그 역시 여의도 본점 영업부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KB스타상을 수상했다. 한 해 3조원대이던 금융기관 대상 요구불예금 유치 실적을 지난해 5조73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마당발’로 유명한 그는 “고객의 해결사 노릇을 하니 실적이 올랐다”고 소개한다. 2009년 일산 지점에 근무할 때 만났던 고객을 예로 들었다. VIP 고객 창구를 찾아와서는 “인천에서 분양한 아파트를 계약했는데 알고 보니 분양 정보가 과장돼 있더라”며 속상해했다. 그는 그 고객과 직접 분양 사무소에 찾아갔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맺은 계약이니 계약금을 돌려 달라. 아니면 고객과 둘이서 분양 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덕분에 고객은 계약금을 돌려받았고, 다른 은행에 예치해뒀던 금융 자산까지 찾아 모두 20억원을 그에게 맡겼다. 그는 “판로가 막혔던 영어 교재 회사에는 수출 업자를 소개해주고, 대출 조건이 맞지 않는 회사를 위해 새로운 대출 상품을 설계하기도 했다”며 “어떤 고민이든 해결해주겠다는 심정으로 고객을 만나면 예금도 대출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동월순 지점장은 자신의 강점을 ‘한 발 앞선 금융 지원’이라고 내세운다. 해당 업체에 필요한 금융 지원을 미리 파악해 비오기 전에 우산을 마련해준다는 것이다. 양재 북지점에서 만났던 식품원자재 납품업체 A사가 대표적이다. ‘무차입 경영’이 원칙이라던 이 회사 사장은 그가 찾아갈 때마다 “우린 아쉬울 게 없으니 지점장 만날 필요도 없다”며 큰소리를 쳤다.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치솟자 회사는 고민에 빠졌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이다. 동 지점장은 회사를 찾아가 “신용장을 열어줄 테니 수입 대금 결제를 몇 개월 늦춰라. 환율이 곧 잠잠해질 것 같다”고 조언했다. 덕분에 회사는 환율이 피크를 찍던 때보다 30% 이상 싼 가격에 결제를 할 수 있었고, 사장은 “앞으론 우리은행하고만 거래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동 지점장은 “납품 주문은 밀려드는데 당장 운영 자금이 없어 쩔쩔매던 방위사업체, 담보가 없어 대출을 못 받던 유치원을 도와줬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 기대하지도 않던 금융 지원을 해주면 대부분의 회사가 거래로 보답한다”고 말했다.

  올 1월 ‘으뜸상’을 받은 이병희(49) 신한은행 봉은사로 지점장은 ‘따뜻한 재량권’을 강조했다. 지난해 보람됐던 일로 한 사립 대학의 캠퍼스용 빌딩 매입을 도운 일을 꼽았다. “강남 일대에 흩어진 6개의 빌딩에서 수업을 하는 학교였어요. 강의실이 모자라 7번째 빌딩을 사겠다기에 ‘ 아예 큰 빌딩을 하나 사서 캠퍼스를 합치는 게 어떠냐’고 조언해드렸죠.” 본점 부동산부와 손잡고 사들일 빌딩을 알아봐 주는가 하면, 빌딩 매입 뒤 쓸모 없어진 소형 빌딩을 다른 투자자에게 소개해 팔아주기도 했다. 빌딩 구입 자금의 3분의 2를 대출로 내주며 본사에 “소형 빌딩이 확실한 담보가 되니 재량권을 발휘하게 해달라”고 설득했다. 구인난에 빠진 중소업체를 위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구직자를 수소문하기도 했다. 이 지점장은 “전산 시스템만으로도 고객에게 제공되는 대출 한도와 금리가 자동 계산되는 시대에 지점장의 역할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하며 “고객 사정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기계가 찾지 못하는 기회와 가능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업왕 지점장들의 ‘1등 비결’

▶우리은행 둔촌역 지점 동월순 지점장


· 야쿠르트 아줌마 활용 동네 정보 입수
· 수입 식품업체엔 환율 리스크 관리

▶국민은행 오장동 지점 김용수 지점장

· 분양 후회하는 고객은 계약 취소 돕고
· 판로 없는 협력업체에 무역업자 소개

▶신한은행 봉은사로 지점 이병희 지점장

· 캠퍼스용 빌딩 찾는 사립 대학에 맞춤 서비스
· 구인난 심한 중소기업엔 구직자도 소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