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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동해시 르포, 초기 군민 갈등 극복 다뤘더라면

중앙SUNDAY 261호가 발행된 3월 11일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일본 근현대사에서 리셋(초기화)을 가져온 세 가지 사건은 메이지 유신과 태평양전쟁 패전,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다.
요즘 일본에서는 강진에 뒤이은 후지산 대폭발과 도쿄 권역의 초토화(네 번째 리셋)를 우려하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재난 대비 훈련에 임하는 일본인의 진지한 태도를 다룬 취재(5면)는 시의성이 있었으나 심도 있는 접근이 아쉬웠다.
비교적 지진 걱정이 없는 우리나라는 좌우가 첨예하게 대립된 제주 해군기지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제주 올레 중 7코스는 가장 인기가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도는 ‘바당 올레’이기 때문이다. 거기에선 논란의 핵인 강정포구를 만날 수 있다. 제주 토박이인 문충성 시인은 ‘누이야, 원래 싸움터였다’로 시작되는 ‘제주바다’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괴로움을 삭이면서 끝남이 없는 싸움을 울부짖어왔다/ 누이야, 어머니가 한 방울 눈물 속에 바다를 키우는 뜻을 아느냐. 바늘 귀에 실을 꿰시는/ 한반도의 슬픔을 바늘 구멍으로/ 내다보면 땀 냄새로 열리는 세상을/ (후략). 시를 감상하면서 ‘제주는 괌·하와이마냥 관광과 요새가 바늘과 실처럼 공존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런 의문에 대한 해법으로 중앙SUNDAY는 동해시 1함대 르포를 통해 상생의 모델을 제시했다. 하지만 동해시에 군항이 들어설 당시의 군·민 갈등 극복 과정을 보다 더 상세히 밝혔으면 좋았을 것이다.
쟁점은 또 있다. 방송 3사 파업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기사에서다. 기자의 1차 임무는 제대로 알리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저널리즘의 생명이다. 시청자들은 방송이 보여주는 비겁함보다 왜곡된 보도에 더 많은 불만을 토해낸다. 261호에서 노사 양측의 주장을 적절히 대비시켜 파업 쟁점의 이해를 도왔으나 사태 해결점의 도출을 위한 매듭이 미흡했다.
스페셜 리포트의 ‘한시(漢詩)와 술’에서는 주시(酒詩)를 읊던 중국 시인들과 함께 명품주도 알렸다. 기왕 중국 술을 다루는 김에 한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공부가주·죽엽청주·천진고량주를 등장시켰다면 더 도움이 됐을 것이다. 가끔 S매거진 ‘정규웅의 문단 뒤안길’을 통해 국내 문인들의 술에 얽힌 야사를 접하지만 추후에 자세히 다루어줬으면 한다.
명품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고품격을 지향하는 중앙SUNDAY를 프랑스의 자존심이자 보르도 1등급 명품 와인인 샤토 마고에 비유해 평가하고 싶다. 창간 5주년이면 평가하기 딱 좋은 때다. 공정성·창의성·다양성·가독성·오락성의 다섯 항목으로 중앙SUNDAY 평점을 매긴다면 94점을 주련다. 그것은 앞으로 1등급 신문을 향해 계속 정진하라는 필자의 주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중앙SUNDAY 창간 연도인 2007년 빈티지의 샤토 마고 평점이 93점이었으니 다소나마 위안이 되려나. “한 병의 와인엔 어떤 책보다도 더 많은 철학이 담겨 있다”는 루이 파스퇴르의 말처럼 “한 부의 중앙SUNDAY엔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다”는 말이 회자되기를 소망한다.



박영환 한미의원 원장. 한양대학교 의학과 졸업. 세브란스병원 연세암센터 연구강사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외래교수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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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