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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될 만한 사람 됐다’ 인정해야 좋은 인사

[사진=김도훈 기자]

“직원들이 수긍하지 않는 인사는 ‘나쁜 인사’다.”

 나근형(73·인천시교육감) 전국 16개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논란이 분분한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인사를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교육감을 12년째 하는 사람으로서 지역별 여건이 달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인사는 공정이 기본인데 이게 무너지면 조직이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곽 교육감이 비서 등 3명을 공립교사로 특채하고, 자신의 재판 과정에서 구명운동을 한 전교조 교사 등 6명을 ‘파견 근무’ 형식으로 교육청에 불러들인 것에 대한 쓴소리였다. 나 회장은 현직 교육감 중 유일하게 3선을 했다. 2010년부터 교육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는 전국 16개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서 그를 만났다.

-공정한 인사란 어떤 인사인가.

 “발탁이든 정기승진이든 떨어진 사람은 못마땅할 것이다. 조직원들이 ‘될 만한 사람이 됐다’고 인정하는 게 공정한 인사다.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실패한 인사다.”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는 “곽 교육감이 교육청을 사조직화한다”는 이유로, 한국교총은 “인사권을 남용했다”며 각각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19일부터 서울시교육청을 감사하고, 상반기 중 다른 교육청의 인사와 예산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감사원이 교육감들의 인사를 감사한다는데 자율권 침해 아닌가.

 “개의치 않는다. 교육감들이 정정당당하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감사는 비리를 막자는 취지다. 교육감이 자기 물에 잠겨 있으면 자기 것을 잘 모른다.”

 나 회장은 친(親)전교조 교육감들이 제정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로 새 학기가 어수선하다. 조례에 공감하지 않는 이유는.

 “학생들은 미숙하고 배우는 과정에 있다. 고통스러운 것도 이겨내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인권만 강조하면 교사들의 수업권과 열정을 저하시켜 교육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학생·학부모·교사의 의견을 반영한 학칙으로도 학생 인권보호는 충분히 가능하다. 인천은 제정 안 한다.”

-학교폭력이 심각하다. 협의회장으로서 대책에 소홀한 게 아닌가.

 “부끄럽게 생각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가해 학생 처벌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을 면밀히 관찰해 폭력을 예방해야 근본적 치유가 된다. 이제는 정말 교육의 근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교육의 근본이 무엇이냐’란 질문에 그는 집무실 벽면 액자를 가리켰다. ‘학생에게는 꿈을, 교사에게는 보람을, 학부모에게는 만족을’이라는 서예 글씨가 적혀 있다. “초선 출마 때 밝혔던 철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생들은 자기가 아는 범위 안에서 꿈을 품을 수밖에 없다”며 “꿈을 키워주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교육감 역할이 중요하다. 권한만 누리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감은 학생에겐 선생님이고, 교사에겐 동료다. 학생들에겐 모범과 원칙을 제시하고, 교사들의 충고에 귀를 열 줄 알아야 한다. (고민하며) 교육감들도 경쟁하고 있다. 그게 책임이다.”

-정부 교육정책을 어떻게 보는가. 관치(官治)가 많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교육정책의 틀은 대체로 맞다. 그런데 너무 서두른 면이 있다. 교과교실제나 학교폭력 대책의 하나인 중학교 체육수업 시간 확대가 대표적이다. 학교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했다.”

 총선·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대한 당부를 묻자 그는 “진짜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되는 좋은 교육정책이 무엇이냐를 고민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 80%가 학부모이므로 ‘교육 정당’과 ‘교육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간선과 직선을 합해 세 번 당선됐다. 현행 직선제를 어떻게 보나.

 “인천 시내에서 ‘교육감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유권자들이 지방 동시선거 때 여섯 자리를 뽑으니까 누가 어떤 자리의 후보인지도 구분하기 어렵다. 교육감만큼은 학부모들로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 나근형 전국 16개 시·도교육감협의회장=1939년생으로 인천고와 서울대 수학교육학과를 졸업하고 63년부터 인천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2001년과 2005년 간선제, 2010년 초대 주민직선제에서 연거푸 인천교육감에 당선돼 12년째 인천교육감을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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