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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 古今通義] 민심 획득

이덕일
역사평론가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란 말이 있다. 백성들에게 참정권 자체가 없던 왕조시대에 생긴 말이다. 민심을 얻는 사람이 천명(天命)을 받아 임금이 된다는 역성혁명의 논리가 담겨 있다.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1563~1633)의 『경연일기(經筵日記)』에는 정경세가 인조에게 “인심의 향배가 곧 천심(天心)의 향배입니다”라고 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민심이 떠나면 하늘이 새 인물에게 천명을 내려 왕위가 바뀌고 왕조가 교체된다는 뜻이다. 인조반정으로 즉위한 인조이기에 더욱 민감한 말일 수밖에 없었다.

 민심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는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게 됩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곧은 사람을 들어서 쓰고 여러 굽은 사람을 버려 두면 백성이 복종하지만 굽은 사람을 들어서 쓰고 여러 곧은 사람을 버려 두면 백성이 복종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한다. 백성들이 신망하는 곧은 사람(直)을 들어 쓰면 백성들이 복종하지만, 그 반대면 민심이 돌아선다는 뜻이다. 간단한 말 같지만 실천하는 권력자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권력자 자신이 쓰고 싶은 사람만 골라 썼다가 버림받는 정권을 숱하게 목격하면서도 말이다.

 현재 여야(與野) 공천 과정에서 굽은 사람들을 썼다가 민심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현실도 마찬가지다. 맹자(孟子)가 제시하는 민심 획득 전략은 백성들과 함께 즐기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이다.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나오는데 제선왕(齊宣王)이 이궁(離宮)인 설궁(雪宮)에서 맹자를 만나 “현자(賢者)에게도 이런 즐거움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당신이 아무리 현자라지만 임금인 나처럼 설궁(雪宮)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즐거움이 있겠느냐고 물은 것이다. 맹자는 백성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 임금의 진정한 즐거움이라며 백성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백성들과 함께 근심한 사람 중에서 임금이 되지 못한 이가 없다고 답했다. 임금 혼자, 지배층들끼리만 즐기는 것은 진정한 즐거움이 아니며, 민심에서 멀어지면 비참한 지경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서경(書經)』 ‘상서(商書)’ 함유일덕(咸有一德)에는 “필부필부가 스스로 극진히 섬기지 않으면 임금이 누구와 더불어 공을 이룰 수 있겠는가(匹夫匹婦不獲自盡 民主罔與成厥功)”라는 말이 나온다. 현대어로 번역하면 필부필부들의 한 표, 한 표를 모으지 않으면 어떻게 당선될 것이냐는 뜻이다. 또한 설혹 당선되었다 한들 민심을 얻지 않으면 어떻게 업적을 이룰 것이냐는 말이다. 후보로 나선 이들이 당선 후에 더 새겨둘 말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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