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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BS교향악단 불협화음 바로잡아라

가장 조화로운 소리를 내야 할 KBS교향악단에 몇 달째 불협화음이 난무하고 있다. 상임지휘자에 반발한 단원들의 연습 거부, 오디션 불참에 이어 이달 8, 9일로 예정됐던 정기연주회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마저 빚어졌다. 무산된 666회 정기연주회의 주제는 ‘봄, 도약하다’였지만 교향악단은 도약은커녕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클래식 애호층을 넘어 일반인 사이에서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정기연주회 취소에 대해 함신익 상임지휘자는 ‘단원들이 연습이 안 돼 있어 도저히 연주를 할 수 없었다”고, 단원들은 “실력 없는 함씨의 지휘를 받을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오디션에 참여한 동료 얼굴에 다른 단원이 물을 끼얹고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충돌 끝에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연간 100억원가량의 교향악단 운영비 대부분이 국민 세금이나 마찬가지인 시청료로 충당된다는 점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구성원들이 이처럼 낯 뜨거운 싸움질로 날을 지새울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KBS 경영진과 담당인 시청자사업부 간부들도 손 놓다시피 쳐다보고만 있지 못했을 것이다. 저마다 잇속 차림에 여념 없는 이런 교향악단까지 뒷받침하느라 TV수신료를 꼬박꼬박 내야 하는지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취임 1년8개월이 되도록 단원들 간 튜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임지휘자의 리더십도 일단 문제는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요인은 국내 최고 수준 연봉에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 대우, 정년 61세를 보장받는 단원들의 공적 책임감 결여에 있다. 정명훈 휘하의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전성기를 구가하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철밥통’ 단원들이 사사건건 반발·거부하고 불협화음을 일으킨다면 누가 지휘봉을 잡더라도 악단이 제대로 굴러갈 리 없다.

 감정싸움이 겹쳐 곪을 대로 곪은 이번 사태는 원점에서 새 출발하는 ‘오케스트라의 재구성’을 통해 수습할 수밖에 없다. 단원들이 권리에 걸맞은 책임을 자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인화로 풀자는 주장도 있지만 신인 발굴·현대음악 소개·음악교육 등 공공성 측면을 생각하면 섣불리 결론 낼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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