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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노후 장비 대신 당구대 … KIST에 무슨 일이?

연구동에서 당구를 즐기고 있는 연구소원들.
국책연구소 연구동에 화랑과 당구대, 비디오 게임장이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종합 국책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이야기다. 46년 역사 동안 한 번도 내부 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노후 장비들을 정리하지 않아 마치 고물상을 연상케 했던 KIST 내부가 파격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20여 개의 이공계 국책연구소로서는 처음이다.

 지금도 다른 연구소 대부분의 복도나 공간에는 노후 장비며, 냉장고들이 들어차 지나다니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는 우리나라 이공계 연구소에선 익숙한 풍경이다. KIST의 변신은 그래서 파격이다.

 KIST 본관과 연구동을 잇는 약 80m의 구름다리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무료로 빌려온 조각과 유화 등 국내에서 잘나가는 작가들의 작품 수십 점이 걸려 있다. 구름다리를 상설 전시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유리창은 모두 특수 코팅을 해 햇빛이 미술품을 손상하지 못하도록 했다. ‘앉아 있는 여인’(최종태)의 조각은 1억원을 호가하며, 못을 화폭에 박아 형상을 만든 유봉상의 ‘PIN 20090330’ 등 이색적인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복도를 비좁게 했던 냉장고 등 각종 연구 장비는 연구실 내부로 들어갔거나 치웠다.

 KIST 정문을 들어서서 처음 만나는 연구동 2층에는 당구대 한 개가 놓여 있다. 지난주 들여놓은 것이다. 당구대 바로 앞에 연구실이 있는 윤석진 박사는 “당구 동호회를 결성 중”이라며 “옛날처럼 연구실에 틀어박혀 책만 본다고 아이디어가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래서 후배 과학자들을 가급적 많이 놀게 하는 대신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 하겠다는 것이다.

 정문에서 둘째 건물에는 보드 게임 6종, 탁구대, 비디오 게임기, 담소 공간 등이 설치돼 있는 등 연구동마다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거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특색 있게 꾸몄다. 그런가 하면 남녀용으로 나눠 수면실도 만들었다. 안락의자를 들여놓고, 각각을 커튼으로 막아 놓았다.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한 것은 기본이다. 그동안 자투리 공간으로 거의 활용하지 않던 구석구석에도 깔끔한 의자를 놓는 등 새로 단장했다.

 KIST 오건택 경영지원본부장은 “지저분하고 허름한 골방 같은 곳에서 연구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며 “과학자들에게도 격에 맞는 좋은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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