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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방사선 ‘표적치료제’ 위력

이종인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우리나라는 인구의 고령화와 도시화, 선진국형 생활습관의 확산,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암을 포함한 난치성 질환의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암 발생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이 수십조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환자와 가족의 육체적·정신적 고통 및 경제적 부담 또한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암 치료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나 한계에 이른 듯 보인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치료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본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적으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암 진단을 위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과 영상장비를 포함한 진료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뿐 아니라 난치성 암의 치료를 위해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표적치료제’의 활용이 늘고 있다. 새로운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 가능성도 갈수록 높아지는 실정이다.

 암이 조기에 발견되면 수술을 통해 간단히 치료되지만 말기암이나 혈액암과 같이 암 덩어리가 전신에 퍼져 있는 경우에는 일반 항암제를 사용하면 암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에도 영향을 미쳐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 경우에 암을 찾아가는 물질에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시킨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하면 전신에 퍼진 암만을 찾아내 파괴함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몸이 약해져 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중증환자나 노약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법이 된다. 지난해 타계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스위스 바젤대에서 췌장암에 맞춘 방사성의약품으로 치료받았다. 미국 국적의 잡스가 스위스에 가서 치료받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효과가 탁월한 치료제가 국내에서 개발되면 국내 암환자 치료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해외 암환자를 유치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진단이나 치료용뿐 아니라 신약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한국과 미국, 또 한국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정부도 신약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해 최근 대규모 신약개발사업단을 출범시켰다.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에선 효율적인 통합적 신약 개발 관리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신약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측정하기 위한 기술적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 대안이 바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약 검증 기술 개발이다. 이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진국의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이미 신약 개발의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자체적으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신약검증연구센터들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 방사성동위원소 기술을 이용한 신약검증기반시설을 만들어 범국가적인 신약 개발 사업의 효율을 향상시키면 국내의 신약 개발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방사선의학은 난치성 질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국내 신약 개발 활성화를 통해 제약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인 한국원자력의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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