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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동물원 돌고래 쇼 중단해야 하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대공원에서 진행되던 돌고래 쇼가 동물 학대라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19일부터 공연을 중단한다. 공연에 동원되던 3마리 가운데 비교적 젊은 1마리는 원래 살던 제주 앞바다에 방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간 100만 명이 관람하며 시민과 동물 간 교감의 장으로 활용되던 돌고래 쇼가 과연 동물 학대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찬반 의견을 들어본다.







동물원의 사회·교육적 기능 이해해야



신남식
서울대 교수
수의과대학
서울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돌고래가 불법으로 포획된 개체라는 이유로 포획지인 제주도 해안으로 돌려보낸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있었다.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라며 돌고래 공연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한 달간 공연을 보류한다고 했다. 동물을 연구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불법포획을 근절하려는 노력과 동물의 복지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사실에 반기는 마음과 함께 우리 모두가 동물원과 동물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현대 동물원은 4대 기능, 즉 국민의 휴식과 재충전 장소 제공, 동물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는 교육의 역할, 동물의 행동·생태·영양·질병 등을 연구하는 역할,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증식과 복원에 기여하는 종 보존의 역할을 근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서는 종 보존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서울동물원은 환경부로부터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 외 보존기관으로 지정되어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동물 중 호랑이·표범·늑대·반달가슴곰·여우 등 많은 종의 번식에 성공해 국가적인 종 복원사업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동물원에도 많은 성공사례가 있다. 월악산의 산양 복원,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대표적이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그들의 서식지에 비하면 좁은 면적에서 경쟁자나 포식자의 위협 없이 주어진 사료를 먹으며 생활하기 때문에 무료함을 느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육사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고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동물들의 습성에 맞춰 갖가지 방법을 총동원한다. 사육공간에 시설물을 설치해 환경에 변화를 주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료를 급여해 활동성을 높이고, 탐색 심리를 자극하며 친화훈련을 통해 동물과 교감을 나누게 한다.



 사육사가 동물과 친화훈련을 하는 것은 동물을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친화훈련이 안 된 동물은 담당자의 접근이 어려워 동물의 상태를 관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진단이나 치료를 하려면 강제로 포획이나 마취를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는 크다. 친화훈련이 잘된 동물은 근접관찰이나 가벼운 치료를 스트레스 없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관리에 친화훈련은 기본이 된다. 친화훈련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수행되는 것으로 동물에 대한 사육사의 깊은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또한 훈련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물들의 특징적인 행동은 보는 이들에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줄 수 있다.



 돌고래는 사회성과 친화력이 강하고 지능이 높은 동물이다. 서울동물원의 돌고래는 3년에서 13년 동안 사육사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서 친화훈련을 거쳐 교감을 나누며 그들의 행동특성을 표현하는 움직임을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있다. 관람객은 돌고래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사육사와 일치된 호흡에 사랑과 환호의 박수를 보낸다. 연간 입장객 300만 명 중 100만 명이 돌고래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더 보고 싶어도 관람석이 부족하고 돌고래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공연 횟수를 적절히 조정하기 때문에 그렇다 한다. 지금 훈련과 공연을 중단한다면 돌고래는 사육사와의 유대관계가 멀어지며 활동성이 떨어져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느끼면서 하루 종일 똑같은 주변을 배회하면서 무료하게 지내게 될 것이다.



신남식 서울대 교수 수의과대학





인간 아니라고 노예화해도 좋은가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대표
최근 국내외로 전시·공연용 포획과 돌고래 쇼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제주 중문 단지 내 돌고래 공연업체인 퍼시픽랜드에서 20여 년간 불법 포획된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를 밀매, 돌고래 쇼에 동원해 이익을 챙겨온 것이 세상에 알려졌다.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던 이 사건은 현재 결심과 선고공판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미국에서는 국제적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대형 워터파크 시월드를 상대로 ‘쇼에 동원하는 범고래들을 사실상 노예처럼 강제노역시키고 있다’며 ‘단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노예화돼도 좋은가’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람들은 온순함과 귀여운 모습에 반해 돌고래를 좋아한다. 그래서 돌고래들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아쿠아리움과 돌고래 쇼장을 찾는다. 하지만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와 조련사에게 죽은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 점프를 하는 돌고래들을 보며 과연 몇 사람이나 ‘저 돌고래들은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돌고래들은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할까.



 과학자들에 의하면 돌고래는 인류 다음으로 뇌가 발달한 동물이라고 한다. 실제로 돌고래들은 문제 해결, 자기 인식 능력을 비롯해 인류가 가진 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데 가장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대뇌피질이 매우 복잡한 구조로 발달했다. 또한 영장류의 두뇌에서 감정, 사회적 인지능력, 그리고 타인의 생각을 지각하는 능력 등과 관계된 본 에코노모 뉴런이 돌고래의 뇌에서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즉 돌고래들은 인간처럼 살아 있고 주위 환경을 지각하며 감정과 개성을 가진 생명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돌고래들을 좁은 곳에 가둬놓고 자유를 박탈하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은 반생태적이며 비윤리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시·공연용 돌고래 포획과 쇼는 야생 서식지를 파괴하고 동물 학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돌고래 포획은 영화 ‘더코브:슬픈 돌고래의 진실’에서 돌고래 학살지로 묘사됐던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와 솔로몬제도 연안 정도에서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돌고래 쇼 또한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의 몇몇 국가와 우리나라에서만 거리낌없이 진행되고 있을 뿐 이미 영국에선 규제 강화로 1993년 돌고래 수족관이 자취를 감췄다.



  국제인도주의협회 수석박사인 나오미 로즈는 “대부분의 국가 및 국제법과 조약이 교육 및 보존 목적으로만 포획을 허용하지만, 이러한 포획의 일차적 목적은 오락 및 상업적 이윤이다. 이 아름다운 동물들에게 트라우마를 주고 콘크리트 수조에 가둔 후 겨우 물고기를 얻어먹기 위해 후프를 뛰어넘도록 가르치는 것이 어떤 점에서 교육적이란 말인가”라고 묻는다.



 어처구니없게도 20여 년간 불법 포획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 쇼를 해온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은 국토해양부가 지정한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이다. 이것은 관계기관의 소홀한 관리와 제대로 된 정책이 수립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관계당국은 자연을 오직 돈벌이 수단이나 이용할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지키고 보전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생각을 해야 한다. 현재 제주도에 114마리가 남아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20마리 이하로 떨어져 사실상 멸종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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