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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 훈민정음 해례본이 1조원?

김주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전 훈민정음학회 회장
2008년 7월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또 하나 나왔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지금까지 유일본으로 존재하던 국보 70호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해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대발견으로 생각하며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소유주 분쟁에 휘말려 당분간은 실물을 볼 수 없게 됐다.



 그 사이에 민·형사 재판이 진행됐는데 지난 2월 선고 공판에서 누군가가 이 책은 1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했으며 며칠 지나니 또 다른 전문가들이 300억원 정도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본인은 전문가는 아니지만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TV 프로그램 ‘진품명품’ 출연자로 생각하고 가격을 매겨 보고자 한다.



 첫째, 이 책은 원래 33장짜리로 얄팍하다. 기존 『훈민정음해례』는 앞 두 장이 떨어져 나간 것을 기워넣은 것이다. 그런데 제2 훈민정음해례는 앞 8장과 맨 뒷장이 떨어져 나간 낙장본이다. 둘째, 이 책에 묵서(붓글씨)가 있는데 공개된 사진들을 참고할 때 이는 책 내용을 부분적으로 요약, 정리해 놓은 것으로 국어학적으로 새로운 내용은 없어 보인다. 설령 새 내용이 나온다 해도 한두 편의 논문으로 밝히면 그뿐이다.



 셋째, 이 책은 지금 있는 책의 두 번째 책일 뿐이다. 이 책이 나온다고 해서 기존 국보 70호의 존재를 흔드는 것도 아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는 것도 아니다. 본인은 2억원 정도로 평가한다. 이 책의 금전적 가치를 지나치게 부풀리는 것은 문화재에 대한 모독일 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실망을 주는 안타까운 일이다.



김주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전 훈민정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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