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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1호기 12분간 완전 정전 …한 달이나 숨겼다

우리나라 첫 상용 원자력발전소인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에서 지난달 9일 오후 8시34분부터 12분 동안 ‘완전 정전(Black out)’이 발생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사고 당시 발령됐어야 할 비상경보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전 운영업체인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은 이 같은 사고 사실을 한 달 넘게 은폐해 오다 12일에야 원자력 안전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 <관계기사 10면>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강창순)는 보고를 접수한 당일 오후 9시 고리원전 1호기에 대해 즉시 가동중지 명령을 발동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원전의 모든 전원이 끊긴 사고는 1978년 고리 1호기 가동 이래 최초며, 가동 중인 원전을 강제 정지시키고 전면 조사에 나선 것도 처음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원전은 모든 사고를 즉각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돼 있는데 이를 은폐한 것은 법령 위반”이라며 “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고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용량은 약 59만㎾로 2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사고는 고리 1호기 정기 정비기간(2월 4일~3월 4일)에 발생했으며 원자로는 정지돼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잔열(殘熱)을 내뿜고 있는 핵연료가 가득 장전돼 있는 상태였다. 정전 사태가 5일을 넘기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냉각수가 장시간 순환되지 않아 핵연료봉이 녹아 내리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원전은 핵연료가 장전돼 있지 않거나 사용후 핵연료가 저장돼 있지 않은 상태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전력이 공급되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에 그런 설계와 시설이 전혀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가정의 ‘두꺼비집’ 역할을 하는 보호계전기를 시험하던 중 외부 전원이 끊기고, 비상 발전기도 작동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곧바로 원인을 찾아 해결했다”고 해명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현식 계측전기실장은 “원전은 사소한 사고도 즉시 상부 기관에 보고해야 한다”며 “사고 사실을 숨긴 것은 중대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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