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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는 사이렌 … 고통의 강정마을

시위대의 요란스러운 비상 사이렌으로 인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강정초등학교 인근에 설치된 확성기. [최경호 기자]
13일 오전 8시30분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요란스러운 비상 사이렌 소리가 마을 4곳에 설치된 확성기를 타고 울려퍼졌다. 해군기지 공사장의 정문 앞으로 모이라는 시위대의 안내 사이렌이다. 30분이 넘도록 소음이 계속되자 주민들이 집과 가게의 창문을 신경질적으로 닫았다. 일부 주민은 확성기가 설치된 마을회관과 중덕삼거리 쪽을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주민 정모(55)씨는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며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떠나 하루라도 빨리 해군기지 문제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위대 수시로 1~2시간씩 앵~
주민들 “미칠 지경이다”
수업 차질에 관광객은 잠 설쳐

 해군기지 반대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강정마을 주민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계속된 비상 사이렌과 도로 점거 시위로 인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공사장 진입 시도나 경찰과의 충돌 상황이 생기면 사이렌을 울려 사람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소한 집회나 모임까지 모두 사이렌으로 알리고 있어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전날에는 공사장에 불법 침입한 시위대 16명을 호송하려던 경찰 차량을 막기 위해 오후 10시까지 사이렌 소리가 울려댔다.



 하지만 주민들은 불만을 대놓고 표현하지도 못하고 있다. 자칫 시위대를 자극해 봉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8월에는 마을 앞 마트 한 곳이 찬성 측으로 몰려 공사 반대 측의 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마을회관에서 250m가량 떨어진 강정초등학교는 학생 85명이 수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사이렌 소리가 하루에도 수시로 1~2시간씩 지속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들이나 학부모들은 하소연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 학부모와 주민들이 견디다 못해 동사무소와 경찰서 등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한 끝에 최근 들어 사이렌 소리가 조금 작아졌다. 마을회관에서 1㎞가량 떨어진 도순초등학교도 지난해까지는 학생 60여 명이 소음 피해를 겪었다.



 매일 반복되는 도로 점거 농성과 시위용 확성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도 크다. 주민들은 외길인 강정다리가 시위로 인해 봉쇄되면 다리 아래로 내려가 강을 건너고 있다. 차량으로 이동해야 할 때는 10㎞가량을 돌아야 법환동 쪽으로 갈 수 있다. 시위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에서도 반대 측의 함성과 노랫소리가 하루 종일 이어지기 일쑤다. 이 때문에 강정마을을 찾은 관광객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온 정모(59)씨는 “강정마을 인근의 올레길이 좋다고 해서 인근의 콘도에 방을 잡았는데 새벽부터 밤까지 계속되는 사이렌 소리에 잠을 설치고 있다”며 “ 모처럼의 가족 여행이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제주=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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