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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대학생들 '고수익' 유혹에 강남서 변종 다단계

학비 마련 문제 때문에 고민하던 대학생 김모(23)씨는 지난해 5월 서울 강남 A어학원의 조교 자리를 제안받았다. 학원을 찾은 김씨에게 학원 측은 수강생 모집을 담당하는 ‘영업직’ 이야기를 꺼냈다. 수강생 유치 실적에 따라 돈을 받는 방식이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고수익이 보장되고 포인트가 쌓이면 정규직도 될 수 있다”는 말에 영업직을 지원했다. 학원 측은 “265만원을 투자하면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학원 측이 소개한 금융업체에서 돈을 빌려 투자를 했다.



어학원, 학비 궁한 대학생들 유혹
수강생 데려와야 수당 지급
일 시작 때 “265만원 내라” 요구

 하지만 막상 한 달에 수강생 4~5명을 데려와도 받는 돈은 고작 8만원 안팎이었다. 김씨는 결국 두 달 만에 일을 그만두면서 학원에 투자금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학원은 “대체할 다른 사람을 구해오기 전까지는 돌려줄 수 없다”며 거부했다. 김씨는 “아직 못 갚은 대출금이 140만원이나 된다”며 “부모님께 말씀도 못 드리고 괴로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불법 다단계 업체에 피해를 본 ‘거마대학생’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데 이어 최근엔 취업과 고수입을 내세운 변종 다단계 업체들이 성업 중이다.



 지난 9일엔 다단계 수법을 이용해 대학생들에게서 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박모(26)씨 등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인터넷 구인사이트를 통해 대학생·취업준비생 18명을 모집해 “1인당 500만원을 내면 휴대전화 판매권을 분양해 주겠다. 영업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한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변종 다단계 업체들은 운영 수법을 교묘히 바꿔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다단계 업체만 합법이다. 처벌을 하기 위해선 미등록 다단계 업체임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판매원 조직(피라미드)이 3단계 이상인 점 등의 처벌 요건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 업체는 피라미드를 2단계인 것처럼 보이도록 위장한다. 또 일반 회원들이 낸 회비가 상위에 있는 회원에게 수당으로 지급되는 구조를 감추기 위해 장부도 남기지 않는다. 사회적 관심을 끌 만한 회원 합숙도 없다.



 A어학원 역시 지난해 11월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지만 조사를 종결해야 했다. 신고한 이들이 “매니저로부터 말단 영업직까지 최소 3단계로 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다단계임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개정 방문판매법은 지난달 공표돼 8월 시행될 예정이다. 공정위 특수거래과 김성균 사무관은 "개정 법은 3단계 미만인 곳도 ‘후원방문판매’ 업체로 따로 분류해 규제하도록 하고 있다”며 “해당 업체가 가입비·투자비를 강요할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청 생활경제과 곽금영 주무관은 “피해자가 많이 발생해 진술이나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 한 강요 행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 YMCA 간사는 “판매 제품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붙이면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홍상지 기자





다단계 업체 이런 유혹 조심하라



-실적이 높으면 정규직으로 취업한다.

(→ 다단계 업체 급여는 결국 가입자 유치 실적. 정기적 보수 받는 정규직일 수 없어) 



-투자하면 더 많은 실적 쌓아 주겠다.

(→ 가입비 명목 등으로 돈 강요하면 불법. 이를 피하기 위해 실적 미끼로 투자 유도) 



- 판매 물품(스마트폰 등)이 유명 대기업 제품이므로 안심하라.

(→ 물품은 대기업 제품이지만 통신·가입비 등은 본인 부담해야) 



-다단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다단계 업체는 합법. 그러나 강제 합숙·금품 강요 등 적발되면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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