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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헛힘(?) 쓰지 마세요

축구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한다면 선수들은 90분간 아무 소득 없이 힘만 낭비한 꼴이 된다. 이런 경우 선수들은 ‘헛힘’을 썼다고 해야 할까, ‘헛심’을 썼다고 해야 할까. 헷갈리는 말이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힘’이라고 한다. ‘힘’의 사투리는 ‘심’이다. 따라서 보람 없이 쓰는 힘을 의미하는 단어로 ‘헛힘’이 표준어, ‘헛심’이 사투리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헛힘’은 ‘헛심’의 원말로, ‘헛심’이 표준어다.

 ‘등힘, 손힘, 안간힘, 황소힘’ 등은 ‘힘’이, ‘뒷심, 뚝심, 뱃심, 입심’ 등은 ‘심’이 붙은 형태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여기에서 ‘힘’이 표준어이고 ‘심’이 사투리라면 ‘심’이 뒤에 붙는 말은 모두 사투리가 돼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심’의 본딧말은 ‘힘’이다. ‘힘’은 세월이 흐르면서 구개음화를 거쳐 좀 더 발음하기 쉬운 ‘심’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느 지역에서는 ‘심’이란 말이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는 ‘힘’이 주로 쓰이고 있다.

 표준어는 서울말을 기초로 해 정해지다 보니 ‘힘’은 표준어가 되고, ‘심’은 사투리가 됐다. 그러나 서울말에서도 합성어의 경우 ‘심’이 쓰이는 것이 적지 않아 이를 표준어로 인정하는 경우가 늘었다.

 어떤 때에 ‘힘’이 붙고, 어떤 때에 ‘심’이 붙는지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긴 힘들다. ‘헛힘/헛심’의 경우도 헷갈려 ‘헛힘’이라 하는 사람이 간혹 있다. ‘헛심’이 훨씬 발음이 편하므로 발음이 편리한 형태가 표준어라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최근 제정된 표준어는 ‘밥심’과 같이 발음의 편리를 좇아 ‘심’이 붙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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