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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중고 위성 빌려주고 270억원 벌었다


경기 용인의 KT 위성관제센터에서 이재열 관제운용팀장(앞)과 직원들이 무궁화 5호가 보내온 신호를 분석하고 있다. 직원들은 영어 단어와 숫자가 조합된 신호를 읽고 궤도 수정 등 인공위성에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24시간 잠들지 않고 하늘을 보는 곳이 있다. 경기도 용인 운학동 KT위성관제센터다. 이곳은 KT가 쏘아올린 인공위성 ‘무궁화 2·3·5·6호’를 제어하는 지상 기지. 걸핏하면 궤도를 벗어나려는 인공위성을 감시하면서 통제하는 것이 관제센터의 임무다.

위성의 안테나가 한반도 쪽을 향하게끔 수시로 자세를 바로잡는 일, 태양볕을 받지 못하는 시간에 위성체의 온도가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내부 히터를 켜고 끄는 일도 바로 이곳에서 통제한다. 주한규 센터장은 “1년 365일 내내 인공위성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는 요즘 ‘외화벌이 역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궁화 2호를 홍콩의 위성운용회사 ABS에 넘기고는 매년 관제료로 70만 달러(약 7억8000만원)를 받는다. 1996년 발사된 무궁화 2호는 14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2010년 임대했다.

대금은 360만 달러. 여기에 수명이 다할 때까지의 관제료를 더하면 총수입이 780만 달러에 이른다.

 관제센터의 이재열 관제운용팀장은 “우주에서 활동 중인 위성을 다른 나라가 사들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관제 기술을 인정받아야 가능하다. 위성은 발사한 나라의 장비로만 관제를 할 수 있는데, 관제 기술이 신통치 않아 언제 위성이 잘못될지 모를 나라의 위성을 누가 사겠느냐는 설명이다.

 사실 KT가 위성을 임대한 것은 무궁화 2호가 처음이 아니다. 1995년 발사된 무궁화 1호가 있다. 2000년 초 프랑스가 빌려갔다. 당시 KT는 임대료 1000만 달러에 5년6개월간의 원격관제비용으로 매달 10만 달러씩 총 1660만 달러를 벌었다. 프랑스의 경우는 국내 장비를 현지에 가져가 위성을 관제했다.

 관제센터 직원들은 첫 수출 위성이었던 무궁화 1호의 장례식 순간이 생생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고 했다. 위성은 지상을 출발할 때 궤도 조정용 연료를 10~15년치 싣고 간다. 이 연료가 바닥나는 때가 위성으로서의 수명을 다하는 순간이다. 이렇게 되면 궤도를 이탈시켜 우주로 보내는 ‘장례식’을 치른다. 무궁화 1호의 장례식 날은 2005년 12월 21일이었다. 이를 위해 센터 기술진 2명이 프랑스에 파견됐다. 마지막 작업을 남겨뒀을 때 갑자기 현지에 폭우가 쏟아지며 1호와 연결이 끊겼다. 임동형 엔지니어가 긴급하게 용인 센터로 국제전화를 걸어 현지 상황을 보고했다.

 “1호가 우리랑 정이 많이 들었나 봅니다. 헤어지기 싫어 앙탈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나온 위트 넘치는 보고였다. 전화를 받은 이재열 팀장은 이렇게 답했다. “자네가 어떻게든 살살 달래 좋게 헤어지도록 하게.” 국내 최초 방송통신위성 무궁화 1호는 그렇게 우주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 같은 선진국이 인정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추게 된 KT의 위성관제센터. 그렇게 발전을 하면서 인력은 많이 줄었다. 1·2호 두 위성을 운영하던 90년대 후반 한때 근무인력이 136명이나 됐다. 지금은 위성 수가 두 배 늘었지만 인원은 28명에 불과하다. 주 센터장은 “17년 경험이 쌓인 데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장비가 늘면서 관리 인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용인=박태희 기자


통신용 인공위성

현재 7기가 궤도를 돌고 있다. 이 중 무궁화 2·3·5·6호는 방송·통신용으로 독도·백령도 같은 오지에 인터넷을 연결하고 지상파 난시청 문제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국토해양부·기상청·방송통신위원회가 함께 운용하는 ‘천리안’은 통신·해양·기상 관측 업무를 수행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이 쏘아올린 ‘아리랑2호’는 광학 관측용으로 네이버나 다음의 항공 사진이 이 위성을 통해 전송된다. 이 밖에 SKT가 위성DMB용으로 일본 업체와 함께 출자해 발사한 ‘한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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