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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대신 투자 많이 한다… 4년 만에 돈 흐름 바뀌어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가정주부 권모(33)씨는 최근 3년짜리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자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을 넣었다. 주가가 제법 올랐지만, 워낙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더 오를 것으로 봤다. 권씨는 “세금을 떼고 받은 이자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것 같다”며 “3년 정도 ETF에 묵혀두면 시중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자금의 흐름이 달라지는 조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으로 향했던 돈이 올 들어 증권사·자산운용사의 금융투자 상품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투자자들의 ‘입맛’이 안전에서 수익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13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증권사 고객예탁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 자산운용사의 펀드, 투자일임자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금융투자 상품’의 잔액은 65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3조원이나 늘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유입규모(22조6000억원)의 50%를 넘어섰다. 반면 2월 말 현재 은행권에 예금·신탁 형태로 맡겨진 돈은 모두 1040조2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연평균 유입규모(79조6000억원)를 감안하면 올 들어 대폭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대비 금융투자 상품의 수신 비중은 지난해 말 61.9%에서 2월 말 63.1%로 올랐다. 이 비중이 늘어난 건 4년 만이다. 두 업계의 수신 격차도 4년 만에 줄기 시작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자금 유입은 눈에 띄게 둔화된 반면 위험자산인 금융투자 상품으로의 유입은 속도가 빨라졌다는 의미다.

 지난 4년간 은행권으로 자금이 몰린 것은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원금손실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미국에서 잇따라 개선된 경기지표가 나오면서 다시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지지부진했던 증시가 올해 2000선을 넘으면서 금융투자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금융위기 후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로 특판예금에 재작년에 100조원, 지난해에 70조원의 자금이 몰렸다”며 “1~2월 만기가 돌아오면서 증시 주변을 기웃거리는 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확실히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은퇴 이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은행예금의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인 데다 부동산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그나마 ‘금리+α’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은 금융투자 상품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미래설계연구소장은 “길어진 노후에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다시 금융투자 상품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며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금융투자 상품으로 ‘머니 무브’(자금의 이동)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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