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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2000만원 현금거래, 국세청이 다 들여다 본다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맛집으로 소문난 한 대형 음식점의 금융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넘겼다. 이 식당은 매일 직원 계좌로 수백만원씩을 입금했고, 이 돈은 일정한 간격으로 빠져나갔다.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은 FIU에 ‘의심 거래’라고 보고했다. FIU 정보를 받은 국세청이 세무조사한 결과 이 식당은 매출을 줄이기 위해 현금으로 받은 음식 값을 직원 계좌로 빼돌려 왔다. 결국 수억원대 세금을 추징당했다.



세무조사 대상 모두 조회 가능
이달 말부터 검은돈 흐름 차단

 앞으로는 현금거래를 이용한 탈세자들이 설 자리가 더 좁아진다. 이달 말부터 국세청이 탈세 혐의자의 고액 현금거래 내역을 샅샅이 들여다보게 됐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열람할 수 있는 FIU 정보 범위를 크게 넓힌 특정금융거래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국세청은 ‘조세범칙 사건’에 한해서만 고액 현금거래 자료를 FIU에 요청하거나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되기만 하면 해당 자료를 FIU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다. 연간 세무조사 대상은 1만8000건이지만 이 중 조세범칙 사건으로 전환되는 건 약 400여 건에 불과했다.



 현재 금융회사는 하루 2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입금 또는 출금한 거래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FIU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된 정보가 2010년에만 1110만 건, 금액으로는 200조원 가까이 쌓여 있다. 하지만 FIU엔 이를 분석할 인력이 없어 사실상 정보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국세청 임광현 조사기획과장은 “그동안엔 이미 금융조사로 혐의를 밝혀낸 범칙사건만 FIU 정보를 받을 수 있어 실익이 없었다”며 “앞으로는 일반 세무조사 중에도 정보를 요구할 수 있어 고소득 자영업자, 현금 수입업소 등의 탈세 적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현금으로 받은 진료비를 차명계좌로 관리하는 의사, 가짜 세금계산서를 끊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자료상 등의 적발이 훨씬 쉬워진다. 차명계좌나 현금거래를 이용한 비자금 조성도 잡아낼 수 있다. 홍익대 김유찬 교수는 “그동안 거의 활용되지 못했던 고액 현금거래 정보가 탈세 혐의자 분석에 본격적으로 이용되는 것”이라며 “탈세 등 ‘검은돈’ 흐름 차단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 정도 법 개정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아예 FIU의 고액현금거래보고(CTR) 서버를 아무 제한 없이 국세청이 직접 들여다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세청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탈세거래 혐의까지 포착해 조사에 들어갈 수도 있다. 예컨대 지난해 김제의 마늘밭에서 발견된 110억원 돈 자루 사건처럼 5만원권 다발을 이용한 거래를 국세청이 포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남판우 첨단탈세방지센터장은 “미국과 호주 국세청처럼 국세청 직원이 FIU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한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김유찬 교수는 “국세청이 FIU 정보를 정치적으로 악용할 거란 우려도 있다”며 “정보접근권을 확대하되 동시에 국세청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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