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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예측 2개월 → 5.5개월 뒤로 바뀐다

기업이 원유·목재 등 원자재를 얼마나 수입했는지 파악하면 6개월쯤 뒤의 경기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올해부터 ‘그렇다’에서 ‘아니다’로 바뀌었다.



통계청, 경기종합지수 6년 만에 개편

 통계청은 최근 발표한 ‘경기종합지수 8차 개편’에서 선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지표에서 ‘자본재 수입액’을 빼기로 결정했다. 자본재는 기계·원자재 등 생산수단을 뜻한다.



 이번 개편안엔 2006년(7차 개편) 이후 나타난 우리나라 경제의 트렌드 변화가 담겨 있다. 원자재 수입과 경기 예측의 상관관계에 대한 답이 바뀐 이유도 우리나라의 경제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통계청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기업들이 원자재나 기계설비 등을 외국에서 들여오는 것을 보면 6개월 후 경기를 내다볼 수 있었다. 기업들이 약 6개월 뒤 경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재 구입에 돈을 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의 대응이 빨라졌다. 물류 시스템이 발달해 수입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졌고, 인터넷·모바일 등 통신기술 발달로 세계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정유사들은 2개월 뒤의 국내 수급상황에 대비해 원유 수입량을 결정하고 있다. 또 수입 과정에 필요한 통관절차나 인허가 등 규제가 간소화되면서 기업이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통계청 최성욱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이 때문에 자본재 수입액이 더 이상 경기 예측에 쓰이는 지표로서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그 대신 ‘국제원자재가격지수’가 새 지표로 들어갔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향후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기 예측에 활용되던 ‘금융기관 유동성’은 지표에서 빠졌다. 금융기관 유동성 자료는 선행종합지수 발표 시기보다 1개월씩 늦게 발표돼 왔다. 그래서 통계청은 유동성의 추정치를 사용해 왔는데, 이 때문에 오류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같은 경제환경 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기존 방법으로 선행지수를 측정했을 때 경기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시점은 2개월 후였다. 이 때문에 정부·기업 등이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성욱 과장은 “각종 경기 신호를 잘 반영하도록 선행지수를 수정한 결과 5.5개월 뒤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경기 국면을 파악할 때 쓰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측정 방법도 바뀌었다. 그동안 ‘도소매판매액지수’가 측정 지표 중 하나로 쓰였지만 1월부터는 ‘소매판매액지수’만 반영하기로 했다. 도매판매가 반영하는 사업자의 움직임보다 일반 국민의 소비 트렌드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 판매 등으로 유통단계가 축소된 영향이 컸다.



 한국방송통신대 정보통계학과 이긍희 교수는 “시간이 흐르면서 경기 구조가 변함에 따라 각 경제 주체의 움직임도 바뀌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기 예측 방법도 달라지게 마련”이라며 “경기 변화를 조기에 파악해 경제 구성원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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