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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서방 특파원 시각에서 쓴 ‘보이지않는 신’ 중국 공산당

중국 공산당의 비밀

리처드 맥그레거 지음

김규진 옮김, 파이카

400쪽, 1만5000원




호주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1990년대 말 중국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중국은 더 이상 공산주의자들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눈에 비친 중국인은 ‘돈을 향해 달리는 자본주의자’였던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2009년 중국 진출을 포기해야 했다. 합작 사업은 수포로 돌아갔다.



 머독은 왜 중국 진출을 접어야 했던 것일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베이징·상하이 특파원(현재 워싱턴지국장)으로 20여 년간 일한 저자는 이 책에서 ‘머독이 신(神)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말한 신은 공산당이다. 중국 공산당은 ‘보이지도 않고, 접할 수도 없지만 어디에나 웅크리고 있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 머독은 미디어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공산당의 벽을 넘지 못해 결국 돌아선 것이다.



 ‘신’은 어디에든 있다. 당의 정책은 각급 행정기관·기업·학교 등에 설치된 당위원회를 통해 말단에까지 전파된다. 핵심 간부(차관급 이상) 300여 명의 책상에 놓여있는 ‘붉은 기계(전화기)’는 이를 상징한다. 핵심 지도자들은 이 전화로 당 노선을 통보받고, 그들만의 정보를 공유한다. 당이 국가를 장악한 ‘당-국가(Party-State)체제’다. 현대판 황제 권력은 그렇게 13억 중국을 이끌고 있다.



 신이 경제 영역으로 뛰어들면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가 된다. 핵심 국유기업과 국유은행의 지분을 장악한 당(국가)이 이들을 앞세워 경제주체로 활동하는 시스템이다. 2007년 11월 국유기업인 중국알루미늄이 런던증시에서 단 몇 시간 만에 호주의 자원 회사인 리오틴토 주식 9%(약 140억 달러)를 사들인 게 단적인 예다. 물론 돈은 국유은행에서 끌어왔다. 당이 먹잇감을 지목하면 기업과 은행이 사냥감을 물어오는 식이다. 저자는 이 시스템을 가능케 한 당 조직부 활동을 속속들이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공산당을 ‘부패의 온상이자, 특권층의 요람’으로 본다. 서민 총리로 칭송받고 있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부인 장페이리(張培莉)가 30만 달러의 보석을 걸치고 다닐 정도로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각종 부패 사건의 배후에 얽힌 정치 게임을 기자 시각에서 묘사하고 있다.



 ‘산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山高皇帝遠)’는 옛말은 오늘에도 적용된다. 지방 권력은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고, 각 기업들은 허위 보고를 일삼는다. 어린이 30만 여 명에 치명적 병을 안긴 2008년 ‘멜라민 우유’ 파동이 그래서 발생했다. 마오쩌둥(毛澤東)의 대약진 시기에는 4000만 명이 굶어 죽었어도 이를 감출 수 있었다. 그러나 정보가 개방되고,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치부를 감추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쯤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시대흐름을 읽고, 국가비전을 창출하는 등의 공산당 리더십은 어떻게 봐야 할 것이냐는 의문이다. 오늘의 성장 뒤에는 공산당이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 책 역시 서방의 시각에서 본 반 쪽짜리 중국 얘기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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