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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격 높여줄 핵안보정상회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가 3월 26~27일 서울에서 열린다. 전 세계 53개국과 4개 국제기구 지도자가 참석하는 초대형 국제행사다. 인류의 이상이자 지향점인 ‘핵무기 없는 보다 평화롭고 안전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국제협력의 장이다. 이번 서울 회의는 우리나라가 핵안보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주요 의제는 핵 테러 방지다. 핵 테러는 소설·영화·드라마와 같은 가상세계에서 자주 등장해 익숙하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엄청난 위험이다. 인류는 그 위험에 직면해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하면 1993년 이후 2000건 이상의 핵·방사성 물질 도난·분실 사고가 있었다. 그중 60%는 회수되지 못했다.



 현재 지구상에는 무려 12만650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약 1600t의 고농축 우라늄과 약 500t의 플루토늄이 존재하고 있다. 핵안보는 이러한 핵물질이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다.



 국제 안보 환경의 변화에 따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4월 프라하 연설을 통해 “핵 테러 방지가 세계 안전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라고 천명했다. 이에 국제사회가 호응해 2010년 4월 워싱턴에서는 47개국과 3개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렸다. ‘핵안보’는 핵군축, 핵비확산과 함께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주요 축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번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몇 가지 중요한 성과가 기대된다. 우선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서울 코뮈니케’다. 여기엔 핵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가 고스란히 담길 것이다. 서울 코뮈니케는 무기급 핵물질의 제거 및 최소화 이외에 핵물질의 불법 거래 차단, 핵안보 관련 협약의 보편성 증진,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터폴, 핵테러방지구상(GICNT) 등 국제기구 및 다자협력체 활동의 지원 등 아주 포괄적이고 실제적인 핵안보 조치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에 기초해 원자력 시설에 대한 방호 강화와 방사능 테러 대응 방안도 정상회의 차원에서 처음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또 핵물질 제거와 관련해 그간의 성과와 참가국들의 새로운 공약 사항들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 2년 전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멕시코·칠레 등은 자국이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의 포기를 공약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했던 약 45개 국가들 중 20개국이 더 이상 이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더 많은 국가가 이 같은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2010년도 G20 정상회의와 2011년도 세계개발원조총회에 이어 이번에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은 외교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 분야뿐 아니라 국제안보 분야에서도 글로벌 거버넌스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고, 우리의 국격(國格)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여러 성과를 감안해 보면 이번 회의는 범세계적인 핵위협 감소에 뜻깊은 기여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더불어 서울 정상회의는 세계 정상들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개최국으로서 주요국들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질 수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더욱 굳힐 수 있을 것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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