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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공부습관 바로잡기 ③ 토론능력 키우려면

지난해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토론수업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입시에서도 토론이 중요해졌다. 연세대는 2012학년도 수시모집 창의인재전형에서 주제 토론으로 학생을 선발했고, 아이비리그에서는 토론 수상 실적을 학생 선발에 참고한다. 사회적으로도 언변가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말을 잘한다는 것은 아무 말이나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가 있어야 한다. 논리적인 말하기에는 독서가 필수다. 중앙일보와 함께 ‘독서로 공부습관 바로잡기’ 시리즈를 진행하는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의 오서경 연구실장은 “독서로 얻은 배경지식이 토론의 원동력이 된다”며 “독서가 논리적 증거를 튼튼히 해서 토론능력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학생들이 근현대사에 대한 책을 읽은 후 ‘통일을 해야 한다, 해서는 안 된다’라는 안건으로 6단논법으로 토론을 하고 있다. 최명헌 기자

새 교육과정서 4학년 토의, 5학년 토론 수업

“남과 북이 분단된 지 60여 년이 지나 언어와 의식주의 차이가 커 통일이 되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민족이라는 이유로 찬성하는 의견은 이해하지만 분단 세월이 길어 하나 되기 힘들 것 같습니다.”(강민수·서울 개일초 5)

“그런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면 됩니다. 남북통일이 되면 국토도 넓어지고 북한의 지하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유리합니다. 분단 때보다 힘이 강해집니다.”(김욱성·서울 대치초 5)

지난달 28일 한우리 강남지부 강의실에서 이번에 5학년이 된 학생들이 근현대사에 대한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정은주 강남지부장은 “개정된 교육과정에서 4학년과 5학년이 각각 토의와 토론을 한 단원씩 배운다”고 설명했다. 토론 안건은 ‘남북 통일을 해야 하는가, 해서는 안 되는가’이다. 전 주에 읽은 『김구·전태일·박종철이 들려주는 현대사 이야기』에서 ‘통일’을 안건으로 정했다. 백규진 독서지도사는 김군에서 “반박에 대한 또 다른 반박을 잘했다”며 칭찬했다.

이 수업은 초등 4학년을 위한 ‘주제가 있는 토론’ 시간이다. 책을 읽고 6단논법으로 토론을 한다. 학생들은 ‘토론준비표’에 따라 안건·결론·이유·설명·반론 꺾기·정리 순서로 토론했다. 이유나 설명, 반론 꺾기를 할 때 책에서 읽은 내용이 논리를 뒷받침한다. 오 실장은 “독서로 배경지식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쌓이면 토론의 근거와 주장을 탄탄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 시 ‘이유’는 중심문장, ‘설명’은 보조문장

책을 읽고 토론의 안건을 정할 때는 100% 진리가 아닌 찬반 의견이 나와야 한다. 책 속 주인공의 행동이나 사건도 안건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주인공 제제가 이사를 할 때 ‘제제는 행복했을까, 아닐까’를 안건으로 뽑을 수 있다. 초등 4학년 정도라면 ‘밍기뉴를 만나 행복하다’ 혹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불행하다’는 이유와 설명을 말해볼 수 있다. 정 지부장은 “토론을 할 때 ‘이유’와 ‘설명’ 구분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이유는 중심문장, 설명은 보조문장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타인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게 된다.

5학년쯤 되면 반론 꺾기와 정리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 토론을 잘하려면 타인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정 지부장은 “토론에서는 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이나 주장을 경청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상대방 말의 허점을 찾아야 반론 꺾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리’ 과정에서 예외를 둔 ‘예외 정리’를 할 수 있다. 예컨대 ‘학생이 휴대전화를 가져야 할까, 안 될까’라는 안건으로 토론할 때 찬성일 경우 ‘수업시간에 꺼놓는다는 전제 하에’라는 예외를 준다. 토론은 자기 주장만 내세워서는 안 된다. 이런 예외를 둠으로써 생각을 열어 놓는 것이다. 이런 토론은 생각을 논리적으로 할 수 있는 초등 고학년쯤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토론서 활용 땐 책 이름·저자 밝혀 객관화를

토론을 할 때 읽은 책의 내용만 참고하면 자료가 한정된다. 토론 주제와 관련해 이전에 읽은 모든 책을 활용해야 한다. 예컨대 ‘흑백갈등’에 대한 책을 읽고 토론할 때 인도 민족해방운동 지도자 간디나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의 책을 읽었다면 저항은 하되 비폭력적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 오 실장은 “많은 독서량이 내공이 돼 토론을 더 효과적으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토론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즉각적으로 말로 풀어내야 하는데 상대방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모른다. 책을 많이 읽으면 배경지식이 많아 근거를 쉽게 찾아 논리를 펼 수 있다. 독서로 토론능력을 키우려면 책을 읽을 때 배경지식으로 활용할 문장에 표시를 해두면 좋다. 비문학 작품은 암기를 해 둔다. 토론에서 이를 활용할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한다. 저자와 책 이름 등을 말해 근거를 객관화시킨다.

토론을 위한 독서를 할 때는 감상 방법이 다르다. 책을 읽기 전 문제의식을 가지면 줄거리만 읽게 되지 않고 생각의 방향과 깊이가 달라진다. 예컨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을 때 ‘주기만 하면 좋은 것일까’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읽는다. 주인공과 나의 생각이 다를 때는 근거 훈련을 위해 책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본다. 오 실장은 “문학의 최종 목표는 감성이지만 작품 속 인물에 대한 판단은 얼마든지 토론의 주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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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