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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교육감 인사 전횡에 ‘브레이크’

후보자 매수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6일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1일 서울교육청에 파견 나온 평교사를 7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자신의 주요 공약인 혁신학교·문화예술체육교육·비폭력평화교육 관련 업무를 맡기기 위해서다. 이 중 13명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이며 특히 6명은 지난해 곽 교육감 구속 당시 그를 위해 구명운동을 벌였다.

 파견 교사 확대는 ‘현장 교사의 부족을 감안, 파견 교사를 최소화하라’는 교과부 지침에 어긋난다. 교과부 관계자는 그러나 “인사권은 기본적으론 교육감 권한이라 지침을 어긴다고 해도 이를 시정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또 새 비서실장과 정책보좌관을 일용직 신분으로 뽑아 2일부터 출근하게 하고 있다. 정식 채용(비서관·5급)에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것을 피하려고 이 같이 채용한 것이다. 교과부의 담당 과장은 “위법을 피하기 위한 편법이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감사원이 올해 상반기에 전국 시·도 교육청을 감사하기로 한 것은 곽 교육감식의 인사 전횡 때문이다. 주민 직선제 도입 이후 마땅한 견제 장치 없이 막강한 인사권을 휘둘러온 선출직 시·도 교육감에게 ‘경종’을 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감 직선제는 2007년 부산을 시작으로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선 전국으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시·도 교육감의 인사권은 막강하지만, 견제 장치는 미약하다고 지적한다. 교육감과 같은 선출직인 시·도지사의 경우 수평적으론 의회, 수직적으론 시·군·구의 견제를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교육감은 의회의 견제가 약하고 지역교육청은 사실상 교육감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다. 양정호 성균관대(교육학) 교수는 “현재는 감사원 감사 청구,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한 진정, 주민소환제 외엔 교육감의 인사권을 견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시·도 교육감의 인사권은 막강하다. 곽 교육감의 경우 공립 초·중등학교 교장 등 교원 5만2000명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또한 교육청, 11개 지역교육청, 평생학습관·도서관 등 산하기관의 인사권도 행사한다.

 서울 외의 시·도 교육청에서도 비슷한 인사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달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평교사로서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맡았던 측근 2명을 교장급인 장학관으로 승진시켰다. 강원도의회가 비판했지만 교육청은 “인사는 교육감 고유권한”이라고 맞섰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현대판 교육 엽관주의, 자기 사람 심기로 교육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교육감을 견제하는 교육의원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항소심 첫 재판=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 교육감 등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이날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동오)에서 열렸다. 1심에서 곽 교육감이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지 한 달 반여 만이다.

 곽 교육감은 법정에서 “현직 교육감으로서 이 자리에 선 것이 정말 부끄럽고 송구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1심에서 저에 관한 대부분의 사실이 받아들여져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아직 규명 안 된 부분은 항소심에서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 측 변호인은 “2억원을 후보 사퇴의 대가로 주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심 재판부는 금전 제공 합의를 실무자들이 했고 곽 교육감은 몰랐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했다”며 “후보자가 제3자를 앞세우면 선거 매수범 단속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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