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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코닥·블랙베리…위기의 기업이 살아남는 법

돈 있을 때 잘할걸 … 파산보호 신청한 코닥…회생 승부수는 디지털 인쇄

이수범 한국코닥 대표


코닥이 지난달 미국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코닥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자산은 51억 달러에 불과한 반면, 부채는 68억 달러에 달했다.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런 코닥이 왜 이렇게 된 걸까. 한국코닥 이수범(51) 대표는 “현금이 풍부할 때 다양한 곳에 투자를 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적극 대응하지 않은 것이 오늘의 위기로 나타난 것 아닌가.

 “디지털카메라를 적극 출시했더라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디지털카메라 시장도 위축되고 있지 않나. 위기가 조금 지연됐을 뿐이다. ”

 -위기의 원인이 뭐라고 보나.

 “회사가 잘나갈 때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개발해야 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래서 여러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이를 새기길 바란다.”


 - 코닥은 어떤 노력을 했나.

 “코닥을 필름·카메라 회사로 알지만 아니다. 디지털 이미지 인쇄 회사다. 신문이나 책·포장 인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이다. 2007년 이후 이 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지난해 한국코닥 매출의 70%가 이 부문에서 일어났다.”

 - 파산보호 신청으로 회생할 수 있나.

 “코닥의 매출 구조를 보면 디지털 이미지 인쇄 부문이 매년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파산보호 신청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 때문이다. 코닥은 3년 전부터 유동성 위기를 예측하고 특허권 매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시장에 위기설이 퍼지면서 매각 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사려는 쪽에서 시간을 끌며 가격이 내리길 기다린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은 회사에 득이 될 것이다. 시장에 떠돌던 악성 루머를 잠재워 불확실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 한국법인에 변화가 생겼나.

 “거의 없다. 미국으로부터의 제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제품의 10%도 채 안 된다. 제품 대부분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과 유럽 지역에서 들어온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법인은 코닥 내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건강한 회사들이다. 설령 코닥이 무너진다고 해도 생존의 길을 모색할 만한 역량이 있다.”

 -2001년 이후 코닥에서 근무해 왔다. 지난 10년간 어느 시기가 가장 위기였나.

 “2005년이다. 기존의 필름 사업 부문 매출이 급감하면서 직접 판매 방식을 포기했다. 그 과정에서 전체 200명 정도 하던 직원이 60명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는 더 단단해졌다. 올해도 디지털카메라 사업 철수 같은 이슈가 있지만 인위적 구조조정은 안 할 계획이다.”

앱 시장 예측 못했다… 블랙베리 부활 카드는 기업용 서버

놈 로 RIM 부사장


리서치인모션(RIM)의 스마트폰 블랙베리는 한때 ‘오바마폰’으로 불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능과 보안 신뢰도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블랙베리는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갤럭시에 밀려 고전 중이다. 2009년 20%에 육박했던 세계시장 점유율은 2년 만에 반토막이 났고, 수익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리서치인모션(RIM)의 지난해 점유율은 10.5%(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 조사). 2년 사이에 스마트폰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RIM은 지난달 공동창업자 두 명이 최고경영자(CEO)를 사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토스텐 하인스 신임 CEO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순식간에 다양한 앱과 편리한 웹 브라우징 등으로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 우린 그걸 놓쳤다”고 실패 원인을 짚었다. 최근 방한한 놈 로(사진) RIM 동북아 담당 부사장은 최근의 부진에 대해 “결승점이 어디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슨 뜻인가.

 “블랙베리는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다르다.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네트워크·플랫폼·인터넷 서비스를 아우르는 기업 특화 솔루션이라는 의미다. RIM은 휴대전화 사업자는 아니지만 175개국에서 통신사업자와 연결해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기업용 서버를 판매하고, 고유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e-메일은 블랙베리 전용 서버에서 암호화를 거친 뒤 주고받기 때문에 보안 걱정을 덜 수 있다. 전화기를 잃어버린 경우 원격으로 데이터를 지우고 패스워드를 바꿔 정보유출을 막을 수 있다. 25만 개 기업이 기업용 서버 고객이다.”

 -위기 극복 방안은.

 “시장은 늘 변하고, 기업은 성쇠를 되풀이한다. 장차 모바일 결제가 확산하고 의료정보 등 개인 정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빈번히 오가게 되면 강력한 보안이라는 블랙베리의 가치는 더욱 드러날 것이다 .”


 - 블랙베리 앱은 5만 개에 불과하다.

 “앱 개수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 블랙베리 앱이 경쟁회사 앱보다 평균 다운로드 횟수가 많고, 개발자의 수익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에서 해외 브랜드는 맥을 못 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은 소비자 수준이 높고 스마트폰 산업이 앞서가는 곳이어서 RIM에도 중요한 전략 거점이기 때문이다.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블랙베리를 협찬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블랙베리용 카카오톡도 내놓았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로 부사장은 한국과 일본 시장을 맡고 있다. 홍콩에 살다가 지난해 본사가 있는 캐나다로 이사했다. 한국에는 한 달에 한 번, 약 일주일간 출장 와서 업무를 본다. “블랙베리가 있으니 원격으로도 얼마든지 원활한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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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