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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청문회, 미 의회가 먼저 열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 레이번빌딩에서 열린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 청문회’에 참석한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왼쪽)가 참석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탈북자 모녀 한송화(왼쪽에서 둘째)·조진혜씨(오른쪽)가 참석해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될 당시 경험담을 전했다. 오른쪽에서 둘째 남성은 통역사. [워싱턴 AFP=연합뉴스]

스미스
한국 국회가 4·11 총선 공천에 정신이 팔린 가운데 미국 의회가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에 대해 먼저 나섰다.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5일 오후(현지시간) 의사당 내 레이번빌딩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 청문회’를 열었다.

 공화당 하원의원인 크리스토퍼 스미스 위원장은 청문회를 연 이유에 대해 “중국이 북한으로 송환하려는 탈북자 30여 명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긴급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 미 의회 등 국제사회가 중국으로 하여금 국제조약을 준수해 강제 송환을 중지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공화)도 “이것은 긴급 의회 청문회”라며 “북한의 김정은(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탈북자들을 국경 부근에서 발견하면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첩보도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는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 관계자와 워싱턴의 북한 관련 단체 대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수잰 숄티 북한인권연합 대표는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00일 애도기간에 탈북하는 사람의 경우 가족 3대를 멸하라는 지시를 내려 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탈북자 문제가 이슈화하고 있는 지금이 중국의 강제 송환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엔을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며 “한국인 출신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중국의 국제법 위반을 막아달라고 미국 정부·의회 이름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네 차례나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돼 상상하기 어려운 고문과 성폭력을 당한 탈북자 모녀 한송화·조진혜씨가 출석해 생생한 경험담을 증언했다.

 ▶한송화씨=“중국 공안으로부터 탈북자를 넘겨받으면 북한 보위부 요원들은 ‘너희들은 이제부터 개’라고 한 뒤 수갑과 사슬을 채워 끌고 다니면서 마구 때린다. 북한으로 송환돼 끌려간 수용소에서는 새벽 5시부터 밤늦게까지 노동을 해야 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일자리에서 돌아온 우리에게 배급되는 것은 옥수수와 쌀이 섞인 주먹밥이었다. 또 밤 11시까지 자아비판을 한 뒤 우리는 서로 옷과 몸에 붙어 있는 벼룩과 이를 잡고 몇 시간 눈을 붙인 뒤 다시 끌려나갔다. 남자들은 인분을 손으로 퍼냈다. 맨손으로 시체를 치우기도 했다.”

 ▶조진혜씨=“한 여자로서 내가 목격하고 경험한 것을 말하는 것조차 어렵다. 보위부 요원들은 탈북자들이 숨긴 돈을 찾는다면서 여성들의 항문, 자궁 등을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수색하기도 한다. 한번은 16살밖에 되지 않은 소녀가 이 때문에 자궁출혈을 겪기도 했다. ”

 스미스 위원장은 청문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영양지원 24만t을 탈북자 문제와 연계하라고 국무부 측에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오늘 청문회 결과를 반기문 사무총장, 유엔난민기구 등에 전달할 것”이라며 “북한과 탈북자 송환협정을 맺었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송환해온 중국의 행위를 국제조약 위반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 우선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탈북자 송환을 막아달라는 긴급 전화를 걸도록 의회 차원에서 압박을 가할 것”이라 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회가 새겨들어야 할 뼈있는 말도 남겼다. “이런 상황을 맞고도 의회가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한편 한·미 외교장관 회담차 미국을 방문하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7일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탈북자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그는 9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의 협조를 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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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