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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도 탈북자 송환 반대 적극 나서야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토록 촉구하는 국내외 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미 의회는 5일 청문회를 열고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 실태와 송환된 탈북자들이 겪게 되는 고문과 처형 등의 실상을 폭로했다. 중국 지식인들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탈북자 송환을 반대하는 글을 올리고 있으며, 한 여론조사에는 중국인의 75%가 송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에 이어 탈북자 출신 이애란 교수 등이 단식을 이어가는 한편, 연예인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가 공연을 개최하는 등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여론의 큰 축을 차지하는 민주통합당과 통합혁신당 등 야권 세력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국회가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에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나 민주통합당에서 가겠다는 의원이 없어 대표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탈북자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가운데 선뜻 나섰다가 공천받는 데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 탓이라고 한다. 총선 승리를 장담하는 야당으로서 이런 모습은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햇볕정책’을 대북정책의 근간으로 삼는 야당이 탈북자 문제에 적극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껄끄러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장차 북한과 교류 확대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북자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임계(臨界) 상황에 이르렀다. 대북정책이 ‘햇볕정책’이든, ‘압박정책’이든 탈북자 정책과 분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다.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이 겪는 비인도적 참상에 대해 최근 이어지는 폭로는 민주통합당 등이 잠시 외면한다고 가라앉을 성격이 아니다. 이미 지난 몇 년 동안에도 탈북자들이 겪는 고통은 증언과 영화, 각종 보고서 등을 통해 꾸준히 폭로돼 왔다. 또 많은 서방국들과 국제기구가 이 문제를 주목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해 왔다. 그런데도 북한은 물론 중국조차 오히려 갈수록 더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 방침이 집중 거론되는 것은 정부가 ‘조용한 외교’에서 ‘공개 외교’로 대응 방침을 바꾼 것이 계기가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방침 전환도 도저히 달리 해결책을 찾기 어렵게 되자 나온 고육책(苦肉策)의 성격이 강하다.

 일부에선 탈북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대북 지원을 통해 탈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방법도 일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현재의 탈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그런 주장을 펴는 사람들조차 잘 알 것이다. 그만큼 강제 송환되는 탈북자들의 비인도적 참상은 모든 이념을 뛰어넘는 응급 상황이다. 민주통합당 등은 중국의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에 소극적인 자세를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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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