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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구리, 분노를 드러내다

<본선 8강전>
○·김지석 7단 ●·구리 9단

제4보(43~55)=대국장은 엄숙하고 수(手)를 쫓는 프로기사의 눈빛은 차갑다. 그러나 이 세계도 ‘감정’은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숱한 감정 중에서도 바둑판의 흥망성쇠와 밀접한 감정은 다름 아닌 ‘분노’다.

 우변에 침투한 백 일단이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면서(백△) 흑이 다급해졌다. 45로 위협하지만 백은 유유히 46 받아둔다. 이 백이 곱게 살아간다면 ‘필살’의 흑▲는 거저 보태준 수가 된다. 바둑도 당연히 백쪽으로 기울게 된다. 구리 9단은 멀리 우상에서 47을 선수하며 호흡을 가다듬더니 49로 좁은 곳을 파고들었다. 매우 날카롭고 까다로운 수. 잠시 발톱을 숨겼지만 이쪽 변화에 따라 대마를 재차 공격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데 김지석은 여기서도 단 한 치의 양보 없이 50의 최강수를 두었다. 기회만 노리던 구리는 마침내 분노를 폭발시킨다.

 50을 두고 박영훈 9단은 “좀 심했다”고 말한다. ‘참고도 1’ 백1이면 보통이었다. 흑은 2로 뛰는 대신 ‘참고도 2’처럼 실리로 변신할 수가 있는데 50은 이 같은 여지마저 봉쇄했으니 구리도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55는 물줄기가 역행하는 듯한 묘한 행마다. 대마와 엮어 큰 판을 벌이겠다는 불꽃의 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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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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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