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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풀무원의 이색 주총

김수연
경제부문 기자
상장사 풀무원홀딩스는 올해도 이색 주주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열린 주총’이다. 장소부터 남다르다. 남산 한옥마을 안에 있는 문학의 집.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앞에는 잔디밭이 탁 트였다. 1부는 안건 보고와 의결 등 여느 주총과 다르지 않다. 2부에 분위기가 바뀐다. 경영진과 전문 사회자가 무대 위 의자에 둘러앉는다. 주주들과의 자유토론 시간이다. 퀴즈 순서도 있다. 얼핏 TV 토크쇼의 한 장면 같다. 이어 함께 점심을 먹는다. 지난해엔 샌드위치와 주먹밥이 담긴 소박한 도시락이었다. 돌아갈 때는 콩나물·두부 등 선물도 준다. 여기 참석했던 이 회사 주주 이모(53)씨는 “풀무원 주총은 진행도 특별하고, 선물도 받게 되므로 즐거운 날”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8년부터 이런 주총을 했다. 이사진들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을 언급하며 ‘벤치마킹을 해보자’고 제안해 시작됐다. 이 회사 전승배 팀장은 “회사와 주주 간의 소통을 위해 마련하는 행사”라고 했다. 4년째 이렇게 했지만 단 한 번도 주총 장소에서 주주와 경영진 간에 싸움이 일어나거나 하는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기업은 요즘 드물다. 되레 ‘떼 주총’이 대세다. ‘가 군’ ‘나 군’ 나눠 하는 대학 정시모집도 아닌데, 상장기업의 3분의 1은 이달 셋째 주 금요일에, 다른 3분의 1은 넷째 주 금요일에 주총을 한다. LG그룹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이 그렇다. 그 바람에 여러 회사 주식을 가진 주주는 모두 참석할 수가 없다. 연기금이나 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역할도 제한된다. 외환위기 전후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대리한 시민단체의 주총 참여가 거세지자, 이를 피하려고 낸 꼼수가 관행으로 굳어졌다. 여기엔 소액주주는 ‘골치 아프고 귀찮기만 한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시민단체의 공세에 많은 비용을 치렀던 기업의 피곤함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작은 주인도 주인이다. 지난달 24일 한화 주식 거래가 하루 정지된 것도 그렇다. 공시는 주주가 알아야 할 일을 제때 알게 하는 일인데, 이 회사는 어떻게든 감추려 했다. 시장에 기업을 공개한다는 것은 주주에 대한 각종 귀찮은 의무를 동반하는 일이다. 하지만 해야 한다. 그게 사랑과 존경받는 기업으로 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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