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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의 투자 ABC] 중국 성장률 속도 조절 … 세계경제 둔화는 기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1980·90년대의 한국, 21세기의 중국 등 한 국가의 경제발전 단계가 고도화되는 과정에는 일정한 유형이 있다.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 아시아 국가의 저축률은 일반적으로 높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도록 하는 정책을 폈다.

 아시아 국가 성장 모델의 초기 단계는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전체 파이를 효율적으로 키우는 전략이다. 그런데 경제가 발전하면서 이런 정책의 부작용이 반드시 나타난다. 80년대 후반 일본은 엔화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둔화를 만회하려고 지나치게 내수경기를 부양하려다 자산 버블 붕괴의 부작용을 경험했다. 90년대 후반 한국은 부족한 내수 자본을 해외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외환위기를 겪었다.

 중국은 2012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 몇 년간 유지됐던 8%에서 0.5%포인트 낮췄다. 충분한 이유가 있다. 미국과 유럽은 여전히 부채를 줄이는(디레버리징) 중이기 때문에 전처럼 부채로 소비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또 중국의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며 중국의 가격 경쟁력도 약해진다. 무엇보다 위안화가 기조적으로 강세다. 투자와 수출 중심의 중국 경제모델의 한계가 느껴진다. 과거 일본과 한국이 경제구조 전환 과정에서 겪었던 부작용은 중국 지도자에게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대외자본 의존도가 높지 않고 부동산 버블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사례에 가깝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 7.5%는 지금 중국 지도부가 경제모델의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판단한다.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에는 신중히 접근할 것이다. 또 부동산 규제 정책은 당분간 지속하겠지만 과도한 주택 가격 하락은 방지할 것이다. 중국 부동산 가격의 적정 가치 논란이 있겠지만, 과거 일본의 버블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폭은 미미하다. 중국 부동산 가격은 2006~2011년 5년 동안 약 40% 올랐다. 반면에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1985~90년 약 140% 올랐다.

 정책적 대응 측면에서도 중국은 과거 일본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일본은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크게 둔화됐던 1989~92년에도 물가가 높았다. 반면에 중국 물가는 높기는 하지만 계속 하향 안정세다. 중국 지도자는 과거 일본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 같다. 일부에서 얘기하는 중국의 경착륙 우려나 중국발 세계 경제 둔화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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