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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서 나오는 폐열 모아 연료비 한 해 200억 줄여

에쓰오일 온산공장은 공기 중으로 버려지던 폐열을 압축해 열원으로 이용하는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에 이 폐열회수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연료비를 연간 200억원 아낄 수 있다. 사진은 폐열로 만든 중 압스팀을 증류탑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파이프라인 설치 현장.

생산량이 늘어도 연료비는 줄어드는 공장. 바로 에쓰오일의 울산 온산공장 얘기다. 그 비밀은 공장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에 있다.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처리할 땐 가열하고 식히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된다. 여기서 나오는 열은 증기 형태로 굴뚝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에쓰오일 온산공장은 이러한 폐열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내년까지 설치를 마칠 폐열회수시스템(MVR)이다.

 폐열회수시스템은 이름 그대로 버려진 열을 모아 다시 쓸 수 있게 해 주는 장치다. 증기 형태의 폐열에 기계적인 압력을 가해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중압스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중압스팀은 원유 정제시절, 휘발유 제조시설, 중질유 분해시설 등 정유공장의 거의 모든 공정에서 쓰인다.

 물론 증기를 압축하는 데는 전기가 필요하다. 그래도 원래 중압스팀을 만들 때 드는 벙커C유 비용을 감안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김형배 에쓰오일 정유공정부 부장은 “폐열회수시스템으로 시간당 87만t의 중압스팀을 생산할 수 있다”며 “연간으로는 200억원 이상 연료비를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업종에도 폐열회수시스템이 있는 공장이 있긴 하지만 에쓰오일이 이번에 구축하는 시스템은 국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폐열 재활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온산공장은 2007년 인근에 있는 동제련업체 LS-니꼬동제련과의 협력으로 주목받았다. LS-니꼬는 동제련업체 특성상 많은 양의 폐열이 생기지만 이를 쓸 데가 없어 방출해 왔다. 이 폐열로 중압스팀을 만든 뒤 이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에쓰오일 온산공장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에쓰오일이 2008년 7월부터 공급받은 스팀이 연간 50만t에 달한다. 에쓰오일은 전보다 25%가량 싸게 스팀을 공급받음으로써 연간 30억원의 연료비를 줄였다. LS-니코 역시 돈이 안 되던 폐열로 이익을 낼 수 있다. 그야말로 ‘윈-윈’이다. 스팀을 만들기 위한 벙커C유 사용까지 줄어들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효과도 거뒀다.

 정유업종은 철강과 함께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업종이다. 석유 정제 과정에는 높은 열과 압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유공장 운영비용의 80% 정도가 연료비·전기료 등 에너지 비용으로 들어간다. 그만큼 에너지 절약이 정유회사엔 중요한 과제다.

 김 부장은 “에쓰오일은 공장뿐 아니라 본사 사무실도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마포 신사옥은 전기를 30%가량 아낄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사용한다.

또 방제센터가 매일 오후 8시쯤이면 모든 사무실 불을 자동으로 끈다. 꼭 필요한 곳만 다시 불을 켜고 일하게 하기 위해서다.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지은 이 건물은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친환경 건축물 최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말 중앙일보 그린랭킹에서 에너지·유틸리티업종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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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