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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반한 한국 (46)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헨리크 로시리우스의 자전거 여행

헨리크(왼쪽)와 ‘투 휠스’ 멤버들. 자전거로 서울에서 춘천까지 주파했다. 이제 ‘상’으로 달콤한 춘천 닭갈비를 먹을 차례다.


얼떨결에 맡은 사내 자전거 모임 회장

경춘 국도 가보셨나요? 소양강 옆에 끼고 사이클링 환상적이죠



나는 스웨덴의 작은 마을 출신이다. 친구들과 마냥 뛰어노는 게 좋았던 어린 시절, 나는 처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어디에 가든 자전거와 함께였다. 자전거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열여덟 살 때 자동차를 몰게 되면서 나는 자전거와 멀어졌다. 고등학교에서 기계공학 공부를 마치고 건설 중장비를 다루는 회사의 엔지니어가 됐을 무렵이다.



 입사 6년차에 접어들던 1999년, 나는 머나먼 동방의 나라로 발령이 났다. 그게 바로 한국이었다. 그때만 해도 서울은 자동차 천국이었다.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길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아 자전거를 타기에는 위험해 보였다. 나는 집과 일터를 자동차로 오갔다. 자전거는 거의 탈 일이 없었다.



 2002년부터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근무하다가 3년 전 서울지사로 복귀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묵혀둔 자전거에 다시 오르게 됐다. 자전거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따지고 보면 우정이 그리웠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배운 교훈이 있다. 친구를 사귀는 데 ‘모임’만 한 게 없다는 사실이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동료들이 눈에 띄었다. 그들과 어울리며 조심스레 자전거에 오르게 됐다. 오랜만에 바람 속을 질주하는 쾌감을 맛봤다.



 이듬해 나는 사내 자전거 모임 ‘투 휠스(Two Wheels)’에 가입했다. 멤버는 일곱 명. 얼떨결에 나는 회장까지 맡게 됐다. 우리 회사는 사무실이 한남동에 있어서 한강과 매우 가깝다. 때마침 중앙선 한남역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지하도가 새로 생겼다. 자전거 타기가 수월해졌다. 자연스레 한강변은 모임의 아지트가 됐다.



 ‘투 휠스’ 멤버들의 자전거 실력은 천차만별이었다. 하루 25㎞의 출근길을 자전거로 거뜬히 주파하는 강인한 체력의 소유자에서부터 취미 삼아 가볍게 사이클링을 즐기는 이도 있었다. 우리 같은 소규모 모임에서 이런 간극은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다. 최소 20㎞ 이상의 출근길이 버거운 멤버는 함께 자전거를 타다가 도중에 지하철로 갈아타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아침마다 한강을 벗 삼아 사이클링을 하게 됐다. 한강은 도심 한복판을 적시는 젖줄이자, 서울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오아시스다.



 기억에 남는 일화 하나. 매주 토요일에 있는 ‘투 휠스’ 정기 사이클링에서 나는 심각한 자전거 고장으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집까지 걸어갈까, 아니면 택시를 탈까 고민했다. 낑낑거리며 자전거를 끌고 성수대교 남단 즈음에 이르렀을 때 이동식 자전거 수리소가 내 눈에 띄었다. 수리공은 부품을 갈아 끼울 필요가 없다며 무료로 자전거를 손봐줬다.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이런 친절은 유럽에선 꿈도 못 꾼다.



올해 목표는 자전거 전국 일주



지난해 여름 ‘투 휠스’는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나 강원도 춘천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경기도 가평에서 46번 국도를 타고 춘천으로 접어들었다. 장마가 끝난 직후라 북한강 물이 한껏 불어 있었다. 수면에 비친 경관이 무척 아름다웠다. 나는 특히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를 지나는 길이 좋았다. 끝없이 뻗은 소양강 양쪽으로 산세가 우아한 계곡이 줄지어 있었다. 나로서는 생전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군데군데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재미도 각별했다.



 46번 국도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따로 없다. 하지만 자동차 운전자들이 알아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자전거를 배려해준다. 이 또한 내가 46번 국도를 최고의 ‘자전거길’로 꼽는 이유다.



 올해 나의 목표는 자전거 전국 일주다. 여름 안에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인천 송도에 조성된 50㎞ 자전거 도로에도 도전해볼 작정이다. 송도까지는 기차나 지하철을 타야 하므로 일정은 1박2일 정도가 적당할 테다. 날이 풀리면 실컷 자전거를 타야겠다. 벌써부터 다리가 근질근질하다.



   정리=나원정 기자

중앙일보·한국방문의해위원회 공동 기획





헨리크 로시리우스(Henrik Loserius)



1975년 스웨덴 플륑에(Flyinge) 출신. 1994년 ‘스웨덴 볼보 굴착기 AB’ 수습 엔지니어로 사회에 입문했다. 1999년 ‘볼보건설기계코리아’ 생산설계자로 근무하면서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 볼보건설기계코리아 굴착기 글로벌 마케팅 부문 상무로 일하고 있다. 사내 자전거 모임 ‘투 휠스’에서 회장을 맡아 사이클링의 재미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전거 말고도 걷기·테니스·수영 등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가족여행도 자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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