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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대기업 총수 재판 깨진 ‘집유의 공식’ … 긴장하는 재계

“태광그룹 총수에 대한 실형 선고를 보고 많이 놀랐어요. 요즘 법원 분위기가 많이 살벌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설마 우리야….”(한화그룹 관계자)



 “우리하고는 사건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태광이 실형을 받았다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죠.”(SK그룹 관계자)



 횡령 혐의로 총수가 기소된 기업들이 달라진 법원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수들도 법원의 판결 동향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1일 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호진(50) 전 태광그룹 회장과 그의 모친 이선애(84) 전 태광그룹 상무가 각각 징역 4년6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재벌 형량=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라는 세간의 속설이 깨졌기 때문이다. 특히 2일 최태원(52) 회장과 최재원(49·구속 기소) 수석부회장의 첫 재판을 앞둔 SK그룹과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김승연(60) 회장의 한화그룹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횡령 혐의로 기소된 대기업 총수들은 기업 경영을 통한 사회 기여 등을 인정받아 모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최태원 회장도 2008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최근 태광그룹 판결에서 “이 전 회장이 간암을 앓고 있다는 점이나 이 전 상무가 80대의 고령이라는 점은 감경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재판부가 법정구속 결정까지 내린 것과 대조된다.



 재계에서는 ‘대기업 빵집’ 논란 등 최근의 ‘기업 배싱(bashing·때리기)’ 분위기가 정의라는 명분으로 판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재경 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판결에 있어서 재력가와 일반인의 차이가 없도록 고민한다. 재벌 봐주기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생각을 판사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노영희 대변인은 “국민이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갖고 사회지도층의 비리에 대해 엄단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법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엄격한 양형 기준이 정립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태광사건 재판부는 “횡령 배임액 합계가 5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으로, 양형 기준상 제4유형(징역 4~7년)이기 때문에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양형 기준이 예전과 달리 정교화됐기 때문에 과거처럼 온정주의에 기댄 자의적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경지법의 한 단독판사 역시 “양형 기준으로 인해 판사들의 재량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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