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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어디 숨겨?' 스위스 비밀금고 빗장 풀려

스위스 은행의 비밀금고 빗장이 풀렸다. 올 하반기부터 한국인이 스위스 비밀계좌에 숨겨둔 돈을 국세청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국세청, 스위스 비밀계좌의 한국인 돈 하반기부터 열어본다

 국세청은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된 한·스위스 조세조약 개정안이 국회 비준 동의를 마쳤다고 1일 밝혔다. 이 개정안엔 국내 개인·기업 명의로 스위스에 개설된 계좌 명세와 금융거래 내역을 교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이 스위스 은행에 숨겨둔 비자금이나 부유층이 탈세를 위해 빼돌린 금융자산 내역을 국세청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조세조약 개정안은 스위스 의회가 비준안을 처리하는 7월 이후 발효될 예정이다.



 그동안 스위스 은행은 비밀주의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자금이 스위스 계좌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해도 정보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지난해 2월 스위스 국세청이 한국에 배당세액 58억원을 돌려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스위스 국세청은 스위스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스위스 계좌를 통해 한국 주식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이들이 배당으로 받은 수익의 5%(58억원)를 배당세로 걷어 한국 국세청에 지급했다. 이 때문에 스위스 계좌를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수상한 자금이 1조원가량 된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정작 돈 주인이 누군지 파악할 수 없었다. 스위스 과세당국이 그 세금을 누구로부터 거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검은돈의 은닉처를 공개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스위스의 비밀주의 원칙도 깨지기 시작했다. 미국 국세청(IRS)은 2009년부터 스위스 은행들을 압박한 끝에 2010년 스위스 최대 은행 UBS로부터 탈세혐의 미국인 4450여 명의 명단을 넘겨받았다. 지난해엔 독일·영국 정부도 자국민 명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스위스와 맺었다. 우리나라가 이번에 조세조약을 개정하게 된 것도 이런 국제적 추세에 따른 것이다.



 정보 교환은 국세청이 국내 탈세 혐의자 명단을 넘기면 이들이 보유한 스위스 내 모든 금융계좌 정보를 받는 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번 개정안의 소급적용 시기는 지난해 1월 1일이다. 국세청은 그 전에 개설된 계좌라 해도 지난해 1월 1일 현재 운영 중이라면 관련 정보를 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국세청 박윤준 국제조세관리관은 “스위스 비밀계좌에 몰래 돈을 넣어둔 우리나라 국민에 대한 탈세 혐의 추적이 드디어 가능하게 됐다”며 “역외 탈세의 적발뿐 아니라 예방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조약에 따른 금융정보 요구는 국세청만 할 수 있다. 검찰이 수사상 스위스 계좌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도 국세청을 통해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 단, 정보 제공은 탈세 혐의자에 한정된다. 다른 범죄는 해당되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있는 관련 재산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었던 해외 금융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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